(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미국의 지원을 받던 시리아 반군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 프로그램 폐지 소식을 접하고 화들짝 놀라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반군은 향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우려하면서 갑작스러운 소식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반군 101사단 지휘관 하산 하마데는 "현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모든 것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반군 사령관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의 지원이 줄어들긴 했지만 반군 급여는 지난달 정상적으로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이번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며 "CIA의 역할은 끝났다"고 말했다.
미 CIA의 프로그램은 온건파로 분류되는 반군을 지원하는 군사작전에 반영됐다. 각각 남부와 북부 지역 반군을 돕기 위해 요르단과 터키 두 곳에 거점을 두고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서방과 걸프국, 터키 등의 정보 기구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았으나, 후원국들은 오랜 기간 반군 간 경쟁과 반목에 대해 우려를 계속해 왔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결국 지하디스트(이슬람성전주의자)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지는 것을 못 본 체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심지어 일부 반군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전날 미 언론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한 달 전 백악관에서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회동한 뒤 그간 비밀리에 가동되던 이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하던 2013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아사드 정권 전복을 목적으로 시리아 내 반군을 훈련하고 무기를 지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반발해 서방 정상 중 처음으로 시리아 공습을 단행하기도 해 적지 않은 혼선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지원 프로그램 중단 결정을 계기로 시리아에서 러시아와의 공조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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