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특별강연 "FTA, 양국 경제에 도움되는 방식으로 개선 가능"
"사드, 北위협에 가장 효과적…위협으로 생각할 나라는 북한뿐"
(제주=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마크 내퍼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21일 "한·미 양국의 경제관계가 계속 활발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균형 잡힌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주장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수정·개선'을 원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날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통해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고, 점점 더 중요성이 커지는 핵심 파트너이지만 (양국 교역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특히 "양국 간 '현저한 무역 불균형(significant trade imbalance)'이 있고, 그것은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잇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요청하면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현재 양국 무역관계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거듭 주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요청한 한미 FTA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언급한 뒤 "이런 논의를 통해 미국 수출업체들의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고, 한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한미 FTA가 처음 타결됐을 때는 전자상거래 등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따라서 개선될 여지가 있고, 양국 경제와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수정이 가능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용어가 재협상(renegotiation)이나 수정(amendment) 등으로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는 재협상을 원하는 게 아니라 공동위원회를 통해 (협정 내용을) 개선하고 수정하는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지난주에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특별공동위는 한미 FTA의 개정을 고려할 수 있거나 약정의 수정과 조항의 해석 등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대리가 우리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강연에서 '재협상'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어 내퍼 대사대리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한 뒤 "사드를 위협으로 생각할 국가는 북한밖에 없다"면서 "그 외의 국가들은 전혀 위협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을 우회 겨냥했다.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오는 2022년까지 완료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이 입장을 존중한다"고 전제한 뒤 "이 문제는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전작권 환수 문제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새로운 지도자가 취임하면 양국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한다"면서 "양국 관계는 탄탄한 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공동가치를 기반으로 견고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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