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세계 바둑 1위로 평가받는 중국의 커제(柯潔) 9단이 이창호 9단이 수립한 연승 기록을 넘는데 실패했다.
커제 9단은 지난 5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3번기 대국에서 3판 모두 패배하며 눈물을 흘렸으나 '인간계'에 복귀한 뒤로는 22연승을 달려왔다.
21일 텅쉰(騰迅)과기망에 따르면 커 9단은 전날 장시(江西)성 이춘(宜春)에서 열린 '2017 중국 바둑 갑급 리그'의 11차 팀 대항 주장(主將)전에서 호적수 스웨(時越) 9단을 만나 4시간 고전 끝에 흑 160수만에 패배했다.
이로써 커 9단의 연승기록은 22승으로 멈췄다. 알파고와 대전 직후 5월 29일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제22회 LG배 기왕전 본선 32강전에서 원성진 9단에게 첫 승리를 거둔 것이 연승 행진의 시작이었다.
이는 휴직후 복귀한 이세돌 9단이 2010년 2월부터 4월까지 21연승을 달성했던 기록은 뛰어넘은 것이지만 이창호 9단이 1990년 2∼5월 사이에 수립한 24연승 기록에는 약간 모자란 것이다.
현재 일본의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이 2015년 7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이어간 26연승이 세계 최고 기록이다.
이창호, 이세돌 9단에 앞서서는 1970년대 중국 출신의 일본 프로바둑기사로 기성(棋聖)으로 불려온 우칭위안(吳淸源) 9단이 1930년 3월부터 1931년 1월까지 10개월 사이 달성한 20연승이 최고 기록이었다.
1997년생인 커제 9단은 세계 메이저대회 3관왕(삼성화재배, 바이링배, 몽백합배)에 오른 최연소 기사로 중국 랭킹 1위를 넘어 세계 랭킹 1위로 평가받고 있다.
알파고에 패한 뒤로 커 9단이 연승 행진을 이어가자 중국 네티즌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바둑의 신'과 대적한 이 젊은 바둑기사를 저지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응원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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