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1위까지 떨어졌다가 반등… 2위 꿰차
김도훈 감독이 진단한 반등 요인 "선수들의 투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1일 생일을 맞은 프로축구 K리그 울산 현대 김도훈(47) 감독은 특별한 생일상을 받았다.
이날 오전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주장 김성환의 주도로 케이크를 준비해 김 감독을 위해 깜짝 축하 파티를 열었다.
울산 구단은 미역국을 준비했고,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은 한데 모여 김 감독에게 잊지 못할 생일상을 전달했다.
울산 관계자는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합숙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선수들과 직원들이 합심해 생일상을 차려드렸다"라고 전했다.
김도훈 감독은 21일 전화통화에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선수들과 직원들이 축하해줘 감동했다"라며 "현재 팀 분위기가 매우 좋은데,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밝은 목소리에서 알 수 있듯, 울산 구단은 최근 최고조를 달리고 있다.
울산은 19일 강원 FC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3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프로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팀 500승 고지를 밟았다.
사실 울산은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분위기가 매우 암울했다.
울산은 심판 매수 혐의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한 전북 현대를 대신해 갑작스레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게 됐다.
신임감독으로 부임한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의 팀워크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AFC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해야 했다.
스페인 전지훈련 도중 부랴부랴 짐을 싸 실전 경기를 치러야 했던 울산은 참패를 거듭했고, K리그 정규리그에서도 고전했다.
4월 초까지 울산은 11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울산은 김도훈 감독이 선수들과 직접 호흡하며 팀 분위기를 추슬렀고, 5월 초를 기점으로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울산은 1위 전북에 승점 3점 차이로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4월 30일) 인천전이 팀 분위기를 변화시킨 분수령이었다"라며 "최악의 상황에서 선수들이 솔선수범해 포기하면 안 되다는 의식을 품었다. 그런 의식이 팀을 일으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4월 22일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서 충격적인 0-5 완패를 당했다. 26일 AFC 챔피언스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경기에선 0-4로 졌다.
두 경기에서 무려 9골을 내준 선수단의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김 감독은 "여러 변화를 겪다 보니 계획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라며 "하지만 당시의 경험은 우리 팀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주저앉지 않았다. 김 감독은 물론, 고참 선수들도 나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특히 김창수가 어린 선수들에게 팀에 필요한 부분을 많이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던 울산은 다음 경기였던 인천전에서 기적처럼 반등했다.
당시 0-1로 뒤지던 울산은 후반전에 오르샤와 김인성의 연속 득점으로 승리했다.
이후엔 승승장구했다. 대구 FC와 수원 삼성을 연거푸 잡으며 3연승에 성공했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체력이 떨어진 7월 초부터는 선수들이 솔선수범해 정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광주FC전에서 입술과 눈가가 찢어진 이종호와 리차드는 수십 바늘을 꿰매고 강원 전에 출전해 공수를 이끌며 1-0 승리에 앞장섰다.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을 상기하며 울산의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아직 첫선을 보이지 않은 새 외국인 선수 수보티치도 대기하고 있다. 내일 인천전에서 투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데, 적응 과정을 밟은 뒤 잘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22일 인천을 홈으로 불러 4연승에 도전한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