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타이거 우즈도 없지만…"
올해 디오픈 골프 대회를 유치한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이 갤러리 20만 명 돌파에 도전장을 냈다.
총 관중 20만 명은 하루 평균 5만 명의 갤러리가 들어차야 이룰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146회째를 맞은 디오픈이 갤러리 20만 명을 넘긴 적은 8번밖에 없다.
갤러리 20만 명 돌파의 주요 원동력은 타이거 우즈(미국)였다.
우즈는 디오픈에서 세 번 우승했는데 우승할 때마다 관중은 20만 명을 넘었다.
우즈가 처음 디오픈 정상에 올랐던 2000년 세인트앤드루스 대회에는 무려 23만9천 명의 갤러리가 몰려 사상 최다 관중 동원 기록을 세웠다.
2005년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우즈가 두 번째 디오픈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22만3천 명이 입장권을 샀다.
2006년 우즈가 대회 2연패와 함께 통산 3번째 클라레 저그를 손에 넣었을 때도 23만 명의 관객이 로열 리버풀에 들어찼다.
역대 관중 동원 1위(2000년 세인트앤드루스), 3위(2006년 로열 리버풀), 4위(2005년 세인트앤드루스)가 모두 우즈가 우승할 때 나왔다.
20만 명을 넘긴 8차례 대회 가운데 5번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렸고 두 번은 로열 리버풀에서 개최됐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세인트앤드루스는 골프의 성지(聖地)이다. 10개 링크스 코스에서 돌아가면서 열리는 디오픈은 5년에 한 번은 반드시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치러진다.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리는 디오픈은 다른 곳에서 개최하는 디오픈과 상품성이 다르다.
당연히 관중 동원력에서 앞선다.
세인트앤드루스 개최와 우즈의 우승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합쳐지면 20만 명 관중이 일도 아닌 셈이다.
로열 리버풀에서 열린 대회에서 두 번이나 관중 20만 명을 넘어선 것도 챔피언의 이름값과 무관하지 않다.
2006년 우즈가 우승할 때 관중 20만 명을 처음 넘긴 로열 리버풀은 2014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디오픈을 제패할 때도 20만3천 명의 관객이 몰려들어 흥행에 성공했다.
관중이 20만 명을 넘은 8차례 대회 가운데 세인트앤드루스 5번, 로열 리버풀 2차례를 뺀 나머지 한번은 로열 버크데일에서 성사됐다.
지난 2008년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디오픈은 20만1천500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그해 챔피언은 아일랜드의 골프 영웅 파드리그 해링턴이었다. 해링턴은 2007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로열 버크데일은 1998년에도 19만5천 명의 갤러리를 동원했다. 아깝게 20만 명 돌파를 놓쳤다. 이 기록은 역대 관중 동원 9위에 해당한다.
로열 버크데일이 이번에 관중 20만 명 돌파를 내건 데는 이처럼 적지 않은 갤러리 유치 실적이라는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다행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티켓 판매가 순조로웠다.
특히 특설 관람 시설에서 식음료를 즐기면서 경기를 볼 수 있는 티켓이 많이 팔렸다. 짬을 내기 어려운 팬을 위해 반나절 티켓도 신설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R&A는 젊은 관중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값을 싸게 책정한 청소년 입장권 1만 장이 이미 사전 판매에 성공했고 '청소년 무료 관람 운동'을 통해 1만 장의 공짜 티켓이 배포됐다.
R&A는 25세 이하 청년 관객도 2만명 넘게 입장할 것으로 낙관한다. 싼값에 먹고 머물면서 골프 관람을 즐길 수 있는 캠핑 촌을 조성한 것도 젊은 관객 유치를 노렸다.
R&A 마틴 슬럼버스 사무총장은 "22만명을 넘기는 게 목표"라면서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관건은 날씨다.
디오픈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악천후는 선수들도 괴롭지만, 흥행에도 좋을 리 없다. 1라운드는 무사히 넘어갔지만 2라운드부터 강풍과 비가 예보됐다.
선수들의 벌이는 우승 경쟁 못지않게 대회 주최 측의 관중 20만명 돌파 도전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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