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기내에서 시리아에 관한 서적을 읽었다가 보안당국에 붙잡혀 심문을 당한 한 영국인 무슬림 여성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항공사측을 상대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신질환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영국인 파이자 샤힌은 지난해 12월 영국 항공사인 '톰슨'의 여객기를 타고 남편과 함께 터키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2주일 뒤 영국 중부도시 셰필드 공항으로 돌아온 그와 남편은 보안요원들에 이끌려 공항 내 한 사무실에서 30분가량 테러법 7조에 따른 심문을 당했다.
무슬림인 그가 터키로 향하던 기내에서 '시리아는 말한다 : 최전선에서 미술과문화'라는 제목의 시리아 미술가들과 작가들의 문학, 사진, 음악, 만화 등을 담은 책을 읽었던 게 그 이유였다.
"여하한 우려도 보고하도록 교육받은" 톰슨의 승무원이 영국 보안당국에 통보한 것이다.
요원들은 샤힌에게 읽고 있던 책과 직업, 몇 개 언어를 말할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
샤힌은 "불쾌하고 불안했고 나중에는 화가 났다. 내가 미술과 문화에 관한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지목당했다는 걸 용납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톰슨 측이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자 법원에 판단을 요청하고 나섰다.
그의 변호인 팀은 샤힌이 차별을 당했고, 단지 인종 때문에 지목됐다고 믿고 있다는 서한을 톰슨 측에 보냈지만 해명을 듣지 못했다.
샤힌은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사과와 해명을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톰슨 측은 "샤힌 씨가 그가 받은 대우에 대해서 여전히 불만이라면 정말 미안하다"면서도 "우리 승무원은 정기적으로 안전과 보안 경각 교육을 한다고 샤힌 측에 해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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