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까지 가세한 수목극 대전…방송사 생존 경쟁 심화

입력 2017-07-23 09:00   수정 2017-07-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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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까지 가세한 수목극 대전…방송사 생존 경쟁 심화

26일 '크리미널 마인드' 첫선…밤 11시 예능 프로도 비상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tvN이 오는 26일 수목극을 론칭하면서 드라마 시장에 또다른 변화가 시작된다.

수목극은 전통적으로 방송사들이 가장 힘을 주는 드라마로, 호화 캐스팅에 따른 '별들의 전쟁'이 이뤄지는 시장이다. tvN은 월화극처럼 수목극도 밤 10시50분에 편성해 지상파 3사와의 정면 대결은 피했다.

그러나 tvN이 젊은층에 화제성이 높은 채널이고, 첫 수목극으로 내세운 '크리미널 마인드'가 대작인 만큼 지상파 3사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가 밤 11시에 편성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비상이 걸렸다.

광고 시장 악화에 시청률 부진으로 광고 판매에 허덕이고 있는 지상파는 tvN이 수목극 시장에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리게 됐다.




◇ '생로병사의 비밀'에도 뒤진 지상파 수목극

최민수, 여진구, 이연희, 이동건, 연우진, 박민영이 등판했지만 현재 지상파 3사 수목극은 경쟁력이 높지 않다.

지난 19일 나란히 새롭게 선보인 MBC TV '죽어야 사는 남자', SBS TV '다시 만난 세계'와 기존에 방송 중이던 KBS 2TV '7일의 왕비'는 모두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 시청률이 뒤졌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9.1%-9.1%, '7일의 왕비'는 6.7%, '다시 만난 세계'는 6.0%-7.5%로 집계됐으며, '생로병사의 비밀'은 9.5%로 나타났다. 큰 격차는 아니지만, 수목극이 모두 '생로병사의 비밀'에 뒤진 것은 치욕이다. 작년 5~6월에도 한달 넘게 3사 수목극이 '생로병사의 비밀'에 일제히 밀리며 굴욕을 맛봤는데 1년 만에 같은 상황이 재현된 것이다.

이날 '생로병사의 비밀'은 '요요없는 다이어트의 비밀'을 방송하며 전주의 6.8%보다 2.7%포인트 시청률이 뛰었다. 스타 플레이어가 출연하는 드라마들이 다이어트의 비밀을 내건 건강 프로그램에 뒤진 것이다.

최민수의 짐 캐리식 코미디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죽어야 사는 남자'는 발칙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코미디지만, 자칫 최민수의 1인극이 돼버릴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풋풋한 첫사랑의 감성에 기댄 '다시 만난 세계'는 판타지 로맨스가 새롭지 않은 상황에서 여진구와 이연희가 제대로 조화를 이룰지 두고봐야 한다. 종영까지 4회가 남은 '7일의 왕비'는 중종과 단경왕후의 애틋한 로맨스가 연산군의 광기에 잡혀버린 게 패착으로 지적되고 있다.




◇ tvN '크리미널 마인드'의 파장은

tvN의 첫 수목극 '크리미널 마인드'는 동명의 인기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액션 수사극이다. 2005년부터 13년째 200여 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며 전 세계에 팬을 거느린 원작 드라마의 지명도에 손현주, 이준기, 문채원이라는 스타를 캐스팅해 관심을 끈다.

또 블록버스터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 시리즈를 성공시킨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영화감독 양윤호가 연출을 맡아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올해 안에 수목극을 론칭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으나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던 tvN은 여름밤 시청자에게 시원한 액션을 선사하고, 추석 연휴 전 한 편의 드라마를 끝낸다는 편성 계획에 따라 '크리미널 마인드'를 26일부터 방송하기로 했다.

규모가 큰 기대작 '크리미널 마인드'가 밤 10시50분에 편성되면서 지상파의 시청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밤 11시에 끝나는 방송 3사 수목극의 끝 부분과 맞물리는 데다, 11시대 편성되는 예능 프로그램과 맞붙기 때문이다.




MBC TV '라디오스타', KBS 2TV '해피투게더', SBS TV '자기야'가 대표적으로 '크리미널 마인드'와 맞대결하게 된다. 또 JTBC의 '한끼줍쇼'와 '썰전'도 영향권에 놓인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높은 국내 시청자들의 특성상, 괜찮은 드라마 한편의 파장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무엇보다 광고 수주에 따른 방송사의 생존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지상파 3사는 생존의 한 방편으로 지난 5월 비난을 무릅쓰고 중간광고 격인 '프리미엄CM'(PCM)을 드라마에도 도입했지만, 현재 판매 실적이 신통치 않다.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어 PCM 판매도 저조한 것.

많은 드라마가 틀면 틀수록 방송사에 적자를 안기는 구조에서 tvN마저 수목극을 선보이면서 방송사의 사활을 건 광고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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