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투자자들 "지분 100% 팔겠다"…동부는 "지분 매각 협상중"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매각하겠다고 나서면서 이 회사 경영권의 운명이 기로에 서게 됐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 등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 투자자들은 지난달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동부대우전자는 크게 동부그룹이 54.2%, 재무적 투자자들이 45.8%의 지분을 쥐고 있다.
이를 다시 세분하면 동부그룹 지분은 동부하이텍[000990] 20.5%,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10.3%, 빌텍 7.2%, 동부[012030] 7.4% 등으로 나뉘어 있고 재무적 투자자 쪽 지분은 한국증권금융 15.2%, KTB PE(사모펀드) 13.6%, 프로젝트 다빈치 12.0%, SBI인베스트먼트[019550] 5.0% 등으로 분산돼 있다.
재무적 투자자들이 자신들 소유도 아닌 지분까지 매물로 내놓은 것은 투자 당시 약정에 따른 동반매도청구권 때문이다.
동부대우가 약정된 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미리 약속한 대주주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투자자 지분과 합쳐 제3자에게 팔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이들 재무적 투자자는 2013년 동부대우전자에 1천356억원을 투자하면서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와 3년 내 순자산 1천800억원 유지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IPO를 못할 경우 투자금에 연 8%의 이자를 붙여 되갚고, 순자산이 1천800억원 이하로 떨어지면 동부그룹 보유 지분을 포함해 동부대우전자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동부대우전자가 이런 약속을 지키지 못할 상황에 이르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이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로서는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체를 빼앗길 상황이 된 셈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자구책으로 재무적 투자자 몫의 지분을 1천800억원 안팎에 중국 가전업체인 오크마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매각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 매각 작업이 끝내 결렬될 경우 동부대우전자는 통째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여전히 오크마와 지분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아직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기다려봐 달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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