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中, 양측 모두와 좋은 관계…한쪽 편들기 어려워"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카타르 단교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것은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중국이 최근 카타르 단교사태와 관련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중동 지역에서 전략적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9일 술탄 알자베르 아랍에미리트(UAE) 외무장관을 초청해 만난 데 이어 20일에는 세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과 만나 단교사태와 관련해 외세의 도움 없이 걸프협력회의(GCC)에서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중동 국가들과 맺고 있는 경제적 관계와 일대일로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 이번 사태가 가능한 한 빨리 해결되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리궈푸(李國富)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중동센터장은 "중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국가들과 강력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 편에 서는 것을 피하길 원할 것"이라며 "중국은 중재자 역할을 하기 좋은 타이밍을 잡았고, 양측에 협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센터장은 이어 "GCC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중동에서 오아시스와 같다"며 "중국은 이 지역에서 일대일로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 진심으로 이번 갈등이 최대한 빨리 해결되기를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중국은 2004년부터 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와 FTA 체결 협상을 시작해, 최근 협상 타결을 목표로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으나 카타르 단교사태로 인해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번 사태로 인해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일대일로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은 2014년 카타르에 토목건축과 도로, 다리, 항구, 통신시설 등 80억 달러(약 9조 원)의 기반시설 구축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상태이고, 중국철건(中國鐵建·CRCC)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이번 분쟁으로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대로 열릴지 의문시되고 있다.
또 중국은 연초 사우디와 에너지, 금융 부문 등 투자 협력을 위해 650억 달러(72조7천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기도 했다.
SCMP는 "GCC에는 카타르 이외에 사우디·바레인·UAE·오만 등이 포함됐기 때문에 카타르를 둘러싼 분쟁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중국의 중동 지역 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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