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냄새로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스메하라'(スメハラ·냄새 괴롭힘)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일본에서 기업들이 이 스메하라 방지책을 실시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스메하라는 냄새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Smell'과 괴롭힘이라는 뜻의 'harassment'의 일본식 발음을 합친 단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결혼식장을 운영하는 회사인 '에스크리'의 사원들은 이달 중순 남성용 화장품 회사 맨덤이 도쿄 시내에서 개최한 '냄새 관리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의 내용은 냄새가 발생하는 방식과 연령별 대책 등이었다. 에스크리는 "냄새 대책을 혼자서 배우는 것이 어려운 만큼 세미나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맨덤은 이런 냄새 세미나를 지난 2014년 이후 50개 회사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세미나를 통해 냄새 관리를 배운 회사 중에서는 포장용 필름을 제조하는 '군제(グンゼ)플라스틱컴퍼니'라는 곳도 있었다. 이 회사는 사내에서 '술 냄새가 중년 남성 특유의 냄새와 섞여 견딜 수가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세미나에 참석했다.
택시 회사 히노마루(日の丸) 교통은 회사 내에 탈취 스프레이를 갖추고 운전을 끝낸 운전사가 좌석과 매트에 뿌리도록 하는 등 냄새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손님뿐 아니라 다음 운전자가 냄새에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냄새에 괴롭힘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지나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직장인들 중에서 냄새 괴롭힘을 느낀 경우는 실제로 적지 않다. 맨덤이 지난 5월 직장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0.1%가 "직장 내 스메하라가 있다"고 대답했다.
싫어하는 냄새로는 '체취', '입 냄새', '담배 냄새'에 이어 '지나친 향수'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회사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냄새에 민감해진 이유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냄새에 민감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고 흡연자의 감소로 담배 냄새가 줄어든 상황에서 과거에는 존재감이 적었던 여러 냄새가 직장 내에서 존재를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냄새를 느끼는 방식이나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고, 냄새가 나는 정도가 그 사람의 체질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지나친 냄새 대책이 오히려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직장의 괴롭힘 연구소'의 가네코 마사오미(金子雅臣) 소장은 "스메하라라고 해도 악의를 가지고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며 "당사자가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는 범위에서 냄새에 대해 신경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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