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투명풍선과 누드'로 화제…1970년대부터 회화·조각 주력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국내 1세대 여성 행위예술가이자 원로 서양화가인 정강자 화백이 23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75세.
유족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년여간 위암 투병을 하시던 중 오늘 새벽 2시께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고인은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그는 '신전 동인'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예술 작업에 주력했다.
졸업 직후인 1968년 5월 30일 서울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국내 첫 누드 퍼포먼스로 기록된 '투명풍선과 누드' 퍼포먼스를 정찬승, 강국진 등과 함께 선보여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낳았다.
고인은 2003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아주 심한 욕도 많이 들었다. 하여간 그해 경향신문에서 '발광상' 1위가 저, 2위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윤복희였다"면서 전위미술을 대하는 사회의 냉담했던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고인은 '투명풍선과 누드' 이후에도 '한강변의 타살',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등 기성 문화계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는 평면 회화와 조각 등의 작업에 주력했으며 종종 퍼포먼스에도 도전했다.
고인은 2015년 위암 3기 선고를 받고서도 개인전을 마치고 수술을 받겠다며 의료진을 설득할 정도로 작품 활동에 큰 열정을 보여줬다고 유족은 전했다. 내년 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회고전을 앞두고 있었으나, 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24일은 2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도 파주 용미리 수목장이다. ☎ 02-225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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