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수군이 임진왜란 때 쏜 대포 화살 '대장군전' 국내 첫 공개

입력 2017-07-23 14:03  

조선수군이 임진왜란 때 쏜 대포 화살 '대장군전' 국내 첫 공개

국립진주박물관, 25일 개막하는 특별전 '정유재란 1597'서 전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왜군을 격퇴하기 위해 발사했던 '대장군전'(大將軍箭)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대장군전은 조선 화기인 천자총통(天字銃筒)에 사용한 화살로, 국내에는 임진왜란 때의 대장군전이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 약 42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대장군전은 왜장 구키 요시타카(九鬼嘉隆, 1542∼1600)가 가져갔던 유물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정유재란 7주갑(420년)을 맞아 25일 개막하는 특별전 '정유재란 1597'에서 구키 요시타카의 후손인 구키 다카쿠니(九鬼隆訓) 씨의 협조를 얻어 대장군전을 전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대장군전은 1966년 10월 일본 규슈 사가(佐賀)현 가라쓰(唐津)성 천수각 개관 당시 일반에 처음 공개됐으나, 이후 수장고에 들어가 빛을 보지 못했다.

몸통 길이는 182㎝이며, 최대 지름 9.4㎝, 무게 10.6㎏이다. 머리 쪽에 박았던 철촉은 사라지고 없는 상태다. 철촉이 보통 1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길이는 192㎝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질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 등지에서 자라는 가시나무다.

몸통 중간에는 '가리포 상 김등 조'(加里浦 上 金等 造)라는 글씨가 해서체로 적혀 있다. 가리포는 전남 완도에 설치됐던 수군 첨절제사진(僉節制使鎭)이 있던 장소로, 이곳의 장인인 김씨 등이 만들어 진상한 것으로 보인다.





최영창 국립진주박물관장은 "이번 전시에 나오는 대장군전은 구키 요시타카가 전리품으로 가져가 후손들이 대대로 보관해 온 유물"이라고 말했다.

최 관장은 이어 "이순신 장군이 왕에게 보고한 문서인 장계(狀啓)를 보면 천자총통과 그보다 작은 지자총통(地字銃筒)이 모두 언급돼 있다"며 "이 대장군전의 아래쪽에 다듬은 흔적이 있는 것을 보면 상황에 따라 두 총통 중 하나에 사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에는 천자문 순서에 따라 화포의 이름을 붙였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천자총통에 쓰는 화살을 대장군전, 지자총통에 사용하는 화살은 장군전이라고 불렀다.

김일환 순천향대 연구교수는 "19세기에 편찬된 군사 서적에 따르면 이번 전시에 나오는 화살은 대장군전인지 장군전인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조선 후기로 갈수록 무기가 대형화된 점을 고려하면 대장군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히사노 데쓰야(久野哲矢) 일본 나고야성박물관 학예원은 "구키 가문의 기록에는 구키 요시타카가 1593년 6월 부산해전에서 대장군전을 획득했다고 돼 있으나 부산에서는 대규모 해전이 없었기 때문에 입수 시기와 장소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대장군전 외에도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을 겪은 뒤 쓴 '징비록'(懲毖錄, 국보 제132호), 충무공 이순신이 선조로부터 받은 '이순신선무공신교서'(李舜臣宣武功臣敎書) 등 유물 150여 점이 나온다.

전시는 정유재란을 중심으로 전후 상황을 모두 조명한다. 1부 '정유재란 이전 강화협상과 조선의 대응'은 명과 일본 간의 강화협상 실패에 대해 소개하고, 2부 '전쟁의 재개와 일본군의 공세'에서는 정유재란 초기 왜군이 전라도와 충청도를 공략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어 3부 '조명연합군의 반격과 주요 전투'는 조선 수군의 활약과 정유재란이 끝날 때까지의 전황을 보여주고, 4부 '전쟁의 기억-사람들'과 5부 '종전 이후 동아시아 질서의 변화'에서는 정유재란이 남긴 유산과 전쟁 이후의 변화 양상을 살핀다. 전시는 10월 22일까지 이어진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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