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극복한 박태환…메달만큼 빛난 '4등 역영'

입력 2017-07-2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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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극복한 박태환…메달만큼 빛난 '4등 역영'

26일 자유형 200m, 31일 1,500m에서 금메달 재도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박태환(28·인천시청)의 별명 가운데 가장 유명한 건 '마린보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혜성처럼 금빛 물살을 가르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자 사람들은 그에게 애정을 가득 담아 '소년'이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그로부터 9년, 소년은 어느덧 수영선수로는 고참이 됐다. 단지 나이만 먹은 게 아니다.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박태환은 온갖 역경을 헤쳐가며 베테랑으로 거듭났다.

아픈 과거는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수영인생 2막'을 힘차게 열었다.

박태환은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38로 4위를 기록했다.

시즌 랭킹 1위 쑨양(중국·3분41초38)이 자유형 400m 대회 3연패를 차지했고,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호주·3분43초85)에게 은메달이 돌아갔다. 동메달은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3분43초93)가 얻었다.

박태환에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색깔은 두 번째 문제였다. 긴 공백기를 가졌던 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 밀리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 회복이었다.

2015년 1월 박태환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며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 법원은 박태환이 고의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게 아니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지만, FINA는 그에게 18개월의 자격정지를 내렸다. 운동선수는 자기 몸에 들어오는 약물에 깊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큰 책임을 져야 한다.

박태환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금세 싸늘해졌다. 징계 기간에는 규정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딴 '박태환 수영장'에서조차 운동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6년 3월 징계가 해제된 이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명예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FINA의 징계를 이유로 박태환의 국가대표 선발을 거부했다. 박태환은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 끝에야 간신히 리우행 티켓을 얻었다.

그 사이 박태환의 몸과 마음은 모두 지쳤다. 제 컨디션이 아닌 가운데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출전한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엄혹한 결과를 받아 들었다.

다들 '박태환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11월 아시아선수권대회, 12월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연거푸 금빛 물살을 갈랐다.

그리고는 대중 앞에 선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따고 오겠습니다"라고 가슴에 품었던 한 마디를 터트렸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박태환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인의 한계를 넘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세계 수영 중거리 강자' 박태환의 원점인 셈이다.

앳된 소년이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지 정확히 10년. 경기를 마친 박태환의 얼굴에서는 '노메달'의 아쉬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힘겨운 과거와 작별하고, 새로운 수영인생을 시작할 거라는 희망이 보였다.

아직 박태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박태환은 26일 자유형 200m, 31일 자유형 1,500m에서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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