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부진으로 2군 내려갔다 복귀…'4연패' 팀에 보탬 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에 깜짝 돌풍을 일으킨 SK 와이번스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주춤하고 있다.
SK는 23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방문 경기에서 1-8로 패배, 4연패에 빠졌다.
후반기 들어 치른 6경기에서 1승 5패를 거두는 데 그쳤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 3위이던 순위는 두산, 넥센한테 밀려 5위로 처진 상태다.
최근 연패 과정을 보면 SK의 최대 장점이던 공격력이 아쉽다. 최근 4경기에서 SK가 얻은 득점은 11점으로, 경기당 평균 3점에 못 미친다.
이런 SK에서 후반기에 특히 눈여겨볼 선수는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2)이다.
로맥은 심각한 부진으로 전반기 막판 2군에 내려갔다가 23일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돌아왔다.
복귀전은 그저 그랬다.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한 차례 볼넷으로 출루했다. 시즌 타율은 0.185에서 0.182로 떨어졌다.
많은 팀이 외국인 타자의 가치를 평가할 때 RC/27를 쓴다.
1번부터 9번까지 똑같은 타자로 한 팀을 채우고, 27개의 아웃을 잡아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 팀이 총 몇 점을 득점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로맥은 이 수치가 4.94로 기대에 못 미친다.
이런데도 로맥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그가 KBO리그 데뷔 초기에 남긴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인 로맥은 올 시즌 도중 SK에 영입돼 괴력의 홈런포를 선보였다. 지난달 초 기준, 남들의 절반도 안 되는 경기에 나오고도 11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7위에 올라 있었다.
이후 추가한 홈런이 3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그의 부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로맥은 메이저리그 콜업 직전에 SK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
그는 한국행을 택했다.
로맥은 이후 인터뷰에서 "물론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면 좋은 거야 당연하지만,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빅리그에서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보다 KBO리그에서 매일 경기에 나오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신 "한국이 좋다. 다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중심 타선에서 활약해야 할 외국인 타자가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왔다는 것은 사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SK는 로맥을 많이 기다려줬다. 이제 그가 팀의 기대에 부응할 차례다.
로맥이 후반기에는 모처럼 '왕조 재건'을 노리는 SK의 타선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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