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지원 최선" 비 멈춘 지 1시간여 만에 앞다퉈 보도자료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우리 인천시민들의 피해가 크지 않기를 빌고 있습니다. 피해 복구 잘 살피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
"폭우 피해를 본 시민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신속한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자유한국당)
시간당 최고 100mm에 가까운 기습폭우로 침수 피해가 속출한 23일 여야 인천시당이 앞다퉈 보도자료를 내고 신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박남춘 시당위원장 등 당직자들이 지역별로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복구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인천소방본부·인천경찰청 등과 긴밀하게 연락망을 가동하며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인천시당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시의원과 군·구 의원들이 지역별로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피해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며 "내일(24일)부터는 시당 차원에서 침수 주택 청소 봉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당이 주민과 재해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을 특이하다고 볼 순 없지만, 휴일임에도 평소와는 다르게 매우 신속하게 보도자료를 내며 대책 마련을 약속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구체적인 지원책과 대책 등 '알맹이'가 없는 보도자료이긴 하지만, 이 자료들은 인천에서 비가 그친 지 불과 1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오후 1시 14분부터 취재진에 배포되기 시작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놓고 최근 충북도의회의 외유성 연수 파문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충북도의회 소속 의원 4명은 청주시가 기습폭우로 22년 만에 최악의 수해를 당했는데도 유럽으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이 와중에 김학철 도의원은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댄 막말까지 해 국민 분노를 극에 달하게 했다.
모 정당 관계자는 "집중 호우에 대처하는 인천 각 정당의 움직임이 확실히 평소 때보다는 빨랐다"며 "충북도의회처럼 주민 피해를 외면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다가는 엄청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은 휴가 중에 개인 일정을 급하게 마무리하고 수해 현장을 찾았다.
유 시장은 23일 오후 6시 30분께 남동구 구월3동 수해 현장을 방문, "이번 집중 호우로 피해를 당한 시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신속한 복구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시장은 휴가 마지막 날인 24일에도 출근해 수해지역 부단체장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복구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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