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장관 "日, 10억엔 지불…韓도 착실히 이행해야"
日매체 "위안부합의 핵심무산 우려" 보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의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한국에 한일합의에 대한 이행을 촉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서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4일 브리핑에서 화해·치유재단 김태현 이사장의 사퇴에 대해 "화해·치유재단의 활동 그 자체가 종료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작년 8월 약 10억엔(약 100억5천만원)을 지출하는 등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단은 일본 정부가 지출한 10억 엔을 기초로 위안부 피해자 분들에 대한 사업을 시행해 왔다"며 "합의 당시 생존해 있던 47명 중 36명이 사업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스가 장관은 "한일합의는 한일 양국이 확인한 것이며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합의이기도 하다"며 "합의를 착실하게 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계속 한국 측과 협력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작년 7월 말 출범한 단체로,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이사장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단은 '일본 정부가 재단에 10억 엔을 거출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을 시행해 나간다'는 합의 내용에 따라 위안부 피해자에게 현금을 지급했지만, 그 과정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지급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위안부 합의를 점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해·치유 재단의 활동도 검증 대상에 넣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언론매체들도 김 이사장의 사퇴 소식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일합의 핵심이 무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1면 머리기사로 김 이사장의 사퇴 소식을 소개하며 "재단 활동이 사실상 종료"라는 재단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 신문은 재단이 활동을 종료할 경우 합의의 기둥(핵심)인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사업'이 좌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미우리는 "재단 사업에 대한 검증 결과에 따라 '소녀상 이전에 한국 정부가 노력'이 포함된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이행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교도통신도 전날 속보로 관련 소식을 알리며 "한일합의에 대해 비판적인 문재인 정권에서 재단 활동이 크게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재단의 활동이 정체되는 것은 한국의 국내 사정으로 인해 양국 간 합의가 휴지가 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취재보조 : 이와이 리나 통신원)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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