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차별 없애라" BBC방송 女출연자들 대책 촉구

입력 2017-07-24 10:51   수정 2017-07-24 11:16

"남녀 임금차별 없애라" BBC방송 女출연자들 대책 촉구

토니 홀 BBC방송 사장에 공개서한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자사 프로그램 출연자 중 고액 보수를 받는 이들의 연봉을 공개해 성차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여성 방송인 40여명이 공개서한을 통해 임금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선데이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BBC방송 여성 출연자 43명은 토니 홀 BBC방송 사장에 공개서한을 보내 성차별 철폐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BBC방송은 지난 19일 톱스타 방송인의 보수를 공개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설립 후 처음으로 지난해 15만파운드(약 2억1천750만원)가 넘는 보수를 받은 고소득 방송인 명단과 보수가 담긴 연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BBC 라디오 아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크리스 에번스(51)가 220만∼225만파운드(31억9천만∼32억6천만원)로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문제는 15만파운드 이상 연봉자 총 96명 가운데 여성은 34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고 3분의 2가 백인 남성이었다는 점이다.

보수 공개로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BBC방송의 남녀 임금 차별 관행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여성 방송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당신(토니 홀 사장)은 2020년까지 성차별적 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BBC방송은 지난 수년간 이런 임금 차별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며 "당장 행동에 나서라"(act now)고 촉구했다.

BBC 방송의 차별적 행태에 각계에서는 비난이 이어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최근 L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BBC가 같은 일을 하는 여성에게 남성보다 적은 보수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여성이 남성들과 동등한 임금을 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끔찍하다"고 논평했고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BBC는 선도하며 모범을 보여야지 뒤처져서는 안 된다"며 BBC 여성 방송인들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성 방송인들의 이러한 외침이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소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에디터와 칼럼니스트를 지낸 마이클 화이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고액 연봉자인 여성들이 남성은 자신들보다 더 번다고 불평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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