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거쳤지만 3R 공동3위…최종 공동14위로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코넬리가 누구야?'
제146회 디오픈 골프 대회는 조던 스피스(미국)의 화려한 부활로 막을 내렸지만, 오스틴 코널리(캐나다)라는 반짝 스타도 만들어냈다.
올해 21세인 코널리는 말 그대로 철저한 무명이다. 프로 선수라지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부인 웹닷컴투어도 조건부 출전권 뿐이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도 뛰고 있지만 역시 조건부 출전권이다.
2015년 프로가 됐지만 성적이라고 내놓을만한 게 없다. 올해 유럽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이라야 8만6천 달러뿐이다.
이번 디오픈 출전권도 천신만고 끝에 손에 넣었다. 15명을 뽑는 잉글랜드 지역 예선에서 그는 다른 3명과 공동15위로 경기를 마쳤다. 4명이 벌인 연장전에서 그는 극적인 버디를 잡아 한장 남은 출전권을 땄다.
컷 통과만 해도 만족할 처지였지만 코넬리는 1라운드에서 67타를 쳐 공동6위에 올라 이변을 예고했다.
3라운드에서 66타를 때려 공동3위로 도약하자 "코넬리가 대관절 누구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중학생을 연상하는 왜소한 체격이 코넬리에 대한 관심을 부채질했다.
그는 키 170㎝에 몸무게는 68㎏에 불과하다.
영국 일간 신문 가디언은 "복싱 플라이이급 선수가 헤비급 선수와 대결하는 듯 보였다"고 썼다. 4라운드에서 코넬리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브룩스 켑카(미국)는 183㎝의 키에 몸무게가 85㎏이다.
스피스와 인연도 화제가 됐다.
코넬리의 스윙 코치 캐머런 매코믹은 스피스의 코치이기도 하다. 둘은 텍사스주 동향이다. 스피스가 태어나 자란 댈러스와 코넬리가 출생해 고등학교까지 다닌 어빙은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다. 둘은 지금은 댈러스 이웃 사촌이다.
당연히 둘은 아주 가까운 사이다.
스피스는 "알고 지낸 지 오래다. 같이 골프도 많이 쳤다. 아주 영리한 친구다. 그리고 무엇보다 승부사 기질이 있다. 두려움을 모른다"고 코넬리를 평가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그는 3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최종 성적은 공동14위.
하지만 그는 적지 않은 성과라고 자평한다.
"프로로 전향할 때 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리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는 코넬리는 "이번 대회에서 그런 믿음이 어느정도 입증됐기에 기쁘다"고 말했다.
코치 매코믹은 "코넬리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믿기지 않을만큼 큰 믿음을 지녔다"면서 "뒷바람만 불어주면 힘차게 먼 거리를 항해할 수 있는 배나 마찬가지다. 이번 디오픈은 뒷바람 치고는 강했다"고 밝혔다.
대개 가르치는 선수들 경기를 1, 2라운드만 지켜보고 돌아가는 매코믹은 이번 대회 내내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에 머물렀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스피스보다 코넬리가 그에겐 관심사였다.
그는 디오픈에서 12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프로 전향 이후 한차례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는 가장 많다.
코넬리는 당분간 유럽투어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유럽투어에서 몇년 동안 실력을 가다듬겠다. 여기서 더 나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골프위크는 코넬리를 '작은 거인'이라며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코넬리는 캐나다와 미국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캐나다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유럽투어는 캐나다 국적으로 뛴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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