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7년 차…그만둘까 생각했을 때 MC드릴이 찾아왔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시종일관 '하이'(high)한 상태의 MC드릴은 '최고의 한방' 옥탑방 4인방 중 빼놓을 수 없는 감초였다.
그동안 주로 가수 태양의 형으로 불렸던 배우 동현배(34)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정신 사납지만 미워할 수는 없는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MC드릴처럼 저도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거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치죠. 그런데 랩은 전혀 못 해요. 이번 역할을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하면서 비와이의 '데이 데이'(Day Day)를 커버해보려고 시도했는데, '데이 데이' 부분밖에 못 따라부르겠더라고요. (웃음) 랩은 (김)민재가 정말 잘했죠."
KBS 2TV 금토극 '최고의 한방'이 종영한 후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동현배는 훨씬 단정해진 옷차림을 제외하면 MC드릴 그 자체였다. 자칫 '진상'이 될 수도 있었던 MC드릴 역할을 발랄하게 소화해낸 소감을 물었다.
그는 "너무 '오버' 하면 연기를 못 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코미디라도 진지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MC드릴이 무대공포증 때문에 데뷔조 테스트에서 좌절하는 장면은 정말 긴장해서 찍었다"고 답했다.
마지막회를 보면 MC드릴은 결국 무대공포증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지훈(김민재 분)이 "무대에서 날아다니더라"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동현배는 이에 대해 "MC드릴 입장에서는 지훈이 덕분에 다시 기회를 얻은 것이었으니 또 다른 절실함이 생겼을 것"이라며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동현배는 옥탑방 4인방 중 실제로 가장 형이었다. 그는 특히 가장 많이 호흡한 김민재에 대해 "저보다 13살 아래지만 정말 친구처럼 지냈다"며 "민재가 특유의 중저음으로 '형, 너∼무 좋아요' 할 때마다 저도 그렇게 좋더라"고 애정을 표했다.
극에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있다 보니 동생인 태양과도 얘기를 많이 나눴을 것 같다는 얘기에 그는 "'축하한다, 열심히 해. 형' 이게 끝"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남자들은 원래 무미건조해요. 그래도 제가 '사랑한다'고 하면 '나도' 이렇게는 답이 오더라고요. 외사랑이에요. (웃음)"
2011년 tvN '꽃미남 캐스팅, 오! 보이'로 데뷔한 동현배는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차곡차곡 연기경험을 쌓아왔다. 늘 긍정적일 것만 같은 그도 이 직업을 그만둘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작년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3월에 MBC TV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고 나서 가장 좌절했어요. 당시에 화제가 돼서 뭐든지 잘 풀릴 줄 알았지만 드라마도, 광고도 다 잘 풀리질 않았죠. 그때 정말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다시 해보자고 다짐하고 나서 MC드릴이 찾아왔어요. '최고의 한방'은 선물 같은 작품이죠."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싶으냐는 물음에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는 말을 신념 삼아 이 일을 하고 있다"며 "저와 작품을 했던 동료들이 '현배와는 또 하고 싶다'고 평가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