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3공수특전여단 소속 권범수·이성준 하사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수해 현장에서 대민지원 활동을 펼치던 특전사 대원들이 외국인 노동자의 소중한 뭉칫돈을 찾아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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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특수전사령부 13공수특전여단 소속 권범수(27) 하사와 이성준(22) 하사는 지난 21일 오후 청주시 미원면 일대 수해 현장에서 뭉칫돈을 발견했다.
침수된 주택 내 진흙 속에 있던 돈은 5만원권 40장, 무려 200만원이나 됐다.
두 부사관에게는 자신들의 봉급보다 큰돈이었다.
이 돈을 잃어버린 주인의 안타까운 심정을 헤아린 이들은 지체 없이 수소문을 시작했다.
얼마 뒤 인근에 사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 샤키(47)씨 부부가 목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두 부사관이 찾아낸 뭉칫돈은 샤키씨 부부가 멀리 타국땅에 와 힘든 노동을 통해 한푼 두푼 모아온 월급이었다.
샤키씨 부부는 수마로 일터는 물론 힘들게 모은 돈마저 잃어버리자 절망에 빠진 채 한국을 떠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돈을 찾아준 두 부사관을 향해 샤키씨는 서툰 한국말로 "땡큐 코리아, 원더풀 특전사"를 연발하며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렸다.
한국말을 못하는 샤키씨 부부를 대신해 인근 주민으로부터 이런 선행을 전해 들은 부대 측은 두 부사관에게 표창을 하기로 했다.
두 부사관은 "칭찬받을 게 아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무엇보다 타국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샤키씨 부부가 다시 희망을 찾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재민들이 더는 할 일이 없다고 말할 때까지 수해복구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13공수여단은 최근 내린 폭우로 사상 최악의 수해가 발생한 충북지역에서 수해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이날까지 주택 163동, 비닐하우스 90동, 농경지 4.9㏊의 복구를 도왔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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