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에어 주가는 큰폭 하락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파산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의 예비 입찰에 라이언에어, 에티하드를 포함한 전 세계 항공사 10여 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마감된 알리탈리아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에 약 10개 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에는 승객 수 기준 유럽 최대항공사인 라이언에어, 현재 알리탈리아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항공사 에티하드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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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에어는 24일 성명을 내고 "알리탈리아 매입을 위해 논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를 제출했다"고 확인했다. 논바인딩 오퍼는 예치금 등을 넣지 않아 특별한 구속력은 없다.
라이언에어는 "이탈리아 최대 사업자로서 (알리탈리아 매각)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의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알리탈리아가 주춤한 사이 이탈리아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며 수 년 째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승객들을 실어나르는 1위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앞서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2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리탈리아가 법정 관리인에 의해 전면적 변화와 구조조정을 거친다면 최대 지분을 매입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혀 이번 예비 입찰 참여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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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적자 투성이인 알리탈리아의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라이언에어의 주가는 큰폭으로 떨어졌다.
라이언에어는 올해 2분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55%나 증가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아일랜드 증시 개장 초반 3.74%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70여 년 역사를 지닌 알리탈리아는 누적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5월부터 2008년에 이은 두 번째 법정 관리에 들어갔고, 이탈리아 정부는 1만2천여 명에 달하는 알리탈리아 직원의 고용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를 통으로 매입할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2002년 이래 만년 적자 상태인 알리탈리아는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항공사 에티하드에 지분 49%를 매각하며 긴급 자금을 수혈받아 기사회생을 노렸으나 국제선은 라이언에어 등 저비용 항공사에 밀리고, 국내선은 고속철도 등 경쟁 수단에 치이며 존폐 기로에 섰다.
알리탈리아는 올 들어 첫 2개월 동안에도 작년 전체 손실의 절반에 육박하는 2억 유로의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알리탈리아는 작년에는 총 4억6천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에티하드는 유럽연합(EU) 비회원국의 경우 EU 역내 회사의 지분 절반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따라 알리탈리아의 지분을 49%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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