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 6개월만에 가족·측근 줄줄이 증언대로…장남도 조만간 증언
취임후 최대 위기 맞은 트럼프家…쿠슈너·트럼프 주니어, 의혹 전면 부인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지난해 대선에서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줄줄이 의회 증언대로 불려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대선 때부터 핵심 측근 역할을 해온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24일(현지시간) 첫 주자로 소환됐다.
그는 이번 내통 스캔들의 '몸통'중 하나로 지목되는 인물로 상원 정보위의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추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가까운 친인척이 대형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부상해 수사를 받고, 의회에까지 나와 증언하는 불명예스러운 사태를 맞은 것이다.
게다가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마저 이번 스캔들의 또 다른 '몸통'으로 지목받으면서 26일 상원 정보위에서 비공개로 증언할 예정이어서 현직 대통령 가문의 위신이 걷잡을 수 없이 훼손된 상태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대통령의 친인척이 정치 추문이나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은 통상 임기 후반에나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정치적 고비에 섰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와 쿠슈너,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6월 힐러리의 추문에 대한 정보를 주겠다는 러시아 인사들과 이메일로 약속을 잡고 직접 만난 것으로 최근 밝혀져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 듯했던 '러시아 내통' 논란이 재점화했다.
만약 쿠슈너나 트럼프 주니어 등 대통령의 친인척들에게서 내통 의혹과 관련 혐의가 조금이라도 포착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워터게이트' 사태로 낙마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도 트럼프 주니어와 같은 날 상원에서 증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강제력이 떨어지는 의회 증언에서 이들의 결정적 혐의가 밝혀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게 사실이다.
쿠슈너는 이날 비공개 증언에 앞서 당시 러시아 인사들과의 회동은 사교적 모임이었을 뿐이며, 러시아와의 내통은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주니어와 매너포트 역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을 하고 있다.
그러나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이들을 직접 소환해 대면 조사를 하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는 피의자로 이들을 소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증인이나 참고인으로라도 특검에 불려가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