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법원, 아동성범죄 혐의 추기경에 "특별대우는 없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아동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조지 펠(76) 추기경이 26일 모국인 호주의 법정에 선다.
펠 추기경은 교황청 재무원장으로 가톨릭 교회 서열 3위의 최고위급이지만, 기소 후 첫 법정 출석과 관련해 그에게 특별대우는 없다고 호주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5일 보도했다.
펠 추기경은 음주 운전자와 마약 이용자 등 다른 범죄자들과 나란히 법정에 서야 할 처지라는 것이다.
멜버른 치안법원 측은 추기경이라는 신분과는 관계없이 평상시대로 업무를 처리할 방침임을 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경우 펠 추기경은 이날 아침 범죄 혐의를 받는 다른 피고인들, 변호인들, 경찰과 함께 법정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
법원 정문을 통해 들어가며 보안요원들로부터 금속탐지기를 이용한 몸수색을 받는다. 재판 전까지 일반인들이 앉아 있는 곳에서 자신이 이날 심리 대상자임을 확인하고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법정 밖에선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펠 추기경의 지지자와 성폭력 피해자들이 각각 시위하는 가운데 호주는 물론 세계 유력 언론매체 기자들이 진을 칠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한 국제적으로 유력한 언론사는 펠 추기경의 첫 법정 출석을 취재하기 위해 12명의 취재 및 사진기자를 파견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펠 추기경은 지난달 29일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이 복수의 성범죄 혐의로 자신을 기소하자 첫 심리에 굳이 출석할 의무가 없음에도 꼭 참석해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상세한 범죄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약속대로 지난 10일 호주에 도착해 이번 재판을 준비해왔다.
이처럼 큰 관심에도 이날 첫 심리는 오래 걸리지 않고 다음 심리 일을 정하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펠 추기경은 자신이 결백하다는 것을 밝히고 교황청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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