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국 혼돈' 베네수엘라 제재 하렸더니 러시아가 변수

입력 2017-07-25 10:53  

트럼프, '정국 혼돈' 베네수엘라 제재 하렸더니 러시아가 변수

'베 국영석유 자산, 러시아사에 담보로 잡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개헌 강행에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미국에서 영업 중인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자회사로 인해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미국 내 석유사인 시트고(Citgo)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사(PDVSA)가 위고 차베스의 사회주의 혁명(1999) 이전에 사들인 자회사로 현재 미국 내에 3개소의 정유소와 약 6천 개소의 서비스센터(주유소)를 갖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미국 내 판매 통로가 되면서 재정난에 직면한 마두로 정권에 유일한 현금줄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정유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 완제품의 주공급선이 되고 있다.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사실상 지원세력이 되고 있다는 역설적 상황에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수입 금지 등 시트고를 주타깃으로 겨냥하고 있으나 러시아 국영석유사 로스네프트(Rosneft)가 시트고의 채권자로 등장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마두로 정권은 지난해 석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파국에 직면하자 시트코 지분 49.9%를 담보로 로스네프트로부터 20억 달러를 빌렸다. 나머지 지분 50.1%는 다른 채권 보유자들에 대한 담보로 잡혀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시트고 활동 제약을 염두에 두고 외국투자위원회(Cfius)로 하여금 시트고 소유권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시트고의 소유권에 로스네프트가 연루되면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스네프트는 현재 마두로 정권과 시트고에 대한 채권을 베네수엘라 국내의 새로운 유전에 대한 이권이나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PDVSA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권리 등과 교환하는 것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만약 이 거래가 성사되면 베네수엘라에 대한 러시아의 간여에 '지정학적 차원의' 변화가 일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러시아의 경제적 이해가 마두로 정권의 생존과 결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으로선 전혀 예기치 않은 복잡 미묘한 외교적 상황이 전개되는 셈이다.

로스네프트는 협상을 통해 코노코필립스(미국) 등 국제적 석유사들이 운영했던 유전 등을 헐값에 인수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해외에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된다.

특히 PDVSA를 통하지 않은 원유 직판의 경우 베네수엘라 헌법 개정을 거치게 돼 있어 개헌을 추진 중인 마두로 대통령에 좋은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협상을 무산시키려 나설 경우 러시아의 이해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두로 정권은 국내 석유 자산을 헐값에라도 러시아에 팔아 당장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러시아를 통해 국내 석유 생산을 늘릴 수 있어 러시아를 구명줄로 붙잡고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러시아 스캔들'로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로선 베네수엘라를 놓고 또다시 러시아와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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