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세계 누빈다'…전남도의회 외유성 연수 집약판

입력 2017-07-25 10:54  

'혈세로 세계 누빈다'…전남도의회 외유성 연수 집약판

올해 들어서만 남아공, 발리, 하와이…

스페인·포르투갈은 상임위 바꿔 2년 연속 다녀와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남미 4개국을 9박 11일로 다녀온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정말 쉽지 않은 계획이고 모험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이란 어디를 가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같이 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학생들의 배낭여행기에나 나올 법한 이들 문장은 전남도의회 해외 연수보고서에서 발췌한 것이다.

물난리를 뒤로한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계기로 전남도의회의 외유성 연수 실태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목적을 의심하게 하는 국외연수로 한때 '혈세로 세계 일주를 한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5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의원들은 올해 들어서만 남아프리카공화국·짐바브웨·보츠와나(2월), 발리(2월), 하와이(2월), 일본(2월), 말레이시아(3월), 뉴질랜드(6월)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의회 내부에서조차 "신혼여행으로나 갈 곳을 동료 의원들하고 간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 6월에는 전남 서부권의 극심한 가뭄, 2월에는 조류 인플루엔자 등 지방의원들이 관심 둬야 할 현안도 있었다.

2015년 1월 교육위원회에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를 다녀왔는데도 1년 뒤 당시 기획사회위에서 스페인, 포르투갈 연수를 갔다.

전남 특성화고 활성화 방안 및 취업률 제고, 저출산·고령화·장애인 복지 제고 방안 모색이 각각의 목적이었다.

기획사회위 의원들이 스페인으로 떠나 있는 동안 건설소방위(현 안전건설소방위) 의원들은 친환경 도시조성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며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페루 연수를 다녀왔다.

'체력적인 모험'이었다는 감상평도 이때 연수보고서에 등장한다.

2015년 국외연수에 참여한 의원은 동행한 의원,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10박 12일의 여행은 북유럽 여행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느낀 뜻깊은 여행이었던 것 같다"는 총평을 남기기도 했다.

대부분 연수보고서는 방문 국가·도시의 현황, 의원들의 활동사진 등으로 채워진다.

현지 간담회 발언 내용, 도정 제안 등이 포함되기는 하지만 검색을 통해 복사해 붙인 것으로 보이는 현황 설명의 분량에 비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연수 전 심사가 제도화됐지만 이미 일정이 짜이고 예약까지 마친 상황에서 심의가 진행돼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며 "사전, 사후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최악에는 연수비까지 반납하게 하는 등 관리 방안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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