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대기업 하이항(海航·HNA)그룹이 '정치권 연줄' 의혹을 잠재우고자 지배구조 현황을 전격 공개했지만 여전히 수상한 점이 남아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HNA그룹이 전날 공개한 주요 주주 명단에 따르면 그동안 '의문의 사업가'로 불리던 대주주 관쥔(貫君)이 최근 자신의 지분 29.5%를 비영리 자선 재단인 하이난츠항공익기금회(HCCF)에 양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HNA 측은 그가 1년 동안 소유하던 지분을 츠항기금회에 넘기면서 대가를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관쥔은 지난해 홍콩에 등록된 2개의 투자회사를 통해 HNA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에는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인물이다.
츠항기금회는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주에 등록된 사단법인으로, "공적, 사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부는 상속되는 것이 아니라 축적돼야 한다는 우리의 굳은 신념을 대변한다"는 것이 HNA그룹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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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주주로는 중국에 등록된 하이난성츠항기금회(HPCF)가 22.75%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회의 이사진은 주로 하이난성 정부의 전직 관리들로 채워져 있다.
결국 HNA그룹은 지분의 과반이 각각 중국과 미국에 등록된 자선 재단 2곳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나머지 지분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돼 있다.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천펑(陳峰)과 왕젠(王健)이 각각 14.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HNA그룹의 임원과 이사들이 소액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다.
HNA그룹은 해외 도피 중인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지난 4월 "HNA가 중국 공산당 후원으로 성장했으며 왕치산 공산당 중앙기율검사회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의 친척들이 HNA의 비공개 주주"라고 폭로하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상태다.
천펑 회장은 지난달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최대 주주는 츠항기금회로, 어떤 중국 관리나 그 친척도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관쥔에 대해서도 그가 HNA의 주요 주주는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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