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병 훔쳐 고물상에 내다 판 폐지수거 노인 '훈방'

입력 2017-07-25 11:55  

꽃병 훔쳐 고물상에 내다 판 폐지수거 노인 '훈방'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꽃집의 화병을 훔쳐 고물상에 팔아넘긴 폐지 수거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가 안타까운 사정을 인정받아 풀려났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지난 21일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어 절도 혐의로 검거된 A(80·지체장애3급)씨를 형사 입건하지 않고 훈방 조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20일 오전 6시께 고양시의 한 꽃집 문밖에 놓여 있던 종이상자 안의 유리화병 여러 개를 가져가 고물상에 처분한 혐의로 붙잡혔다.

꽃집 주인은 약 5만원에 달하는 화병들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가 A씨의 사연을 듣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체장애가 있는 A씨는 월세 14만원짜리 임대아파트에 혼자 살며 새벽시간대 주택가 주변에서 폐지나 고물을 주워서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 무분별한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고 시민에게 공감받는 법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진행된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A씨를 포함한 장애인·고령자 등 총 10명을 만장일치로 훈방 조치했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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