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러-EU 경제협력 약화시 보완관계 중국에 대타기회"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 의회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법안을 처리하기로 하자 중국이 반색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강해질수록 중국이 러시아와의 무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본다는 게 중국 통상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바이밍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소 연구원은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강화할수록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은 방해를 받게 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동쪽(중국)으로 눈을 돌리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 연구원은 미국의 대러제재가 강화하면 EU 기업과 러시아 간의 협력에 틈이 생기게 되고, 특히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 등 인프라 분야에서 러시아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어 "가스 등 에너지를 주로 수출하는 러시아와 경공업 제품을 수출하는 중국이 서로 경제적 보완관계"라며 "친밀한 정치적 관계도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밑거름이 된다"고 덧붙였다.
펑위쥔(馮玉君)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러시아연구소 연구원도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틀 안에서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인프라 개발에 대한 투자를 가속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러시아 제재 강화로 중국이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기회를 많이 얻게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런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중국이 대러시아 무역 구조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이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연구소 부주임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주요 대러시아 수출품은 대부분 저부가가치 제품이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들"이라며 일대일로 사업으로 물류 여건 등이 개선되더라도 제품의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미 상원을 통과한 러시아 제재 법안은 대통령의 일방적 제재 해제와 대러시아 정책 변경을 의회가 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러시아 정보기관과 군부, 에너지·운수기업 등이 저지르는 부패와 불법 금융 행위를 추적하고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
이에 대해 EU는 "미국 의회에서 논의되는 조치들이 (대러시아 제재에 대한) G7의 통일성은 물론 EU 경제와 에너지 안보이익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우려한다"면서 "그 영향은 에너지원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포함해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일 수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독일은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건설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 스트림 2' 사업에 참여하는 독일 기업을 미국이 제재할 경우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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