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돈을 들여 시간을 아끼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좀 더 행복함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과 엘리자베스 던 교수 등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 월요 회보'(Monday'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최신호에서 "돈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AP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런 결론은 미국과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등 4개 국가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및 실험을 통해 나왔다.
연구팀은 일부 조사 대상자들에게 40달러를 주고 첫 주는 셔츠 등 물건을 사도록 했고 다음 주에는 시간을 아끼는 데 돈을 쓰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캐나다의 한 과학박물관에서 진행된 이 실험에 참여한 60명은 물건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절약했을 때 더 행복함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들이 물건을 샀을 때 느낀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7점이었다.
반면 이웃집 아이들에게 돈을 주고 정원 손질 일을 시켰거나, 점심을 배달시켜 먹거나 버스 대신 택시를 타는 등 시간을 아낀 경우 만족도는 평균 4.0점으로 나타났다.
직접 하기 싫고 단조로우면서도 시간을 많이 뺏는 일은 돈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애슐리 윌리엄스는 그렇게 했을 때 일반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그 날만큼은 더 행복함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반대로 물건을 샀을 때 기대했던 것만큼의 행복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연구의 결론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다른 사람을 돕는 데 돈을 쓰거나 스파 또는 여행을 즐기는 등 좋은 경험을 하는 데 지출하게 되면 물건을 샀을 때보다 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때 소득 수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시간을 절약하는 데 돈을 쓰는 것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고 연구팀을 재차 강조했다.
돈이 없다고 할지라도 시간을 절약하는 구매행위를 하면 부자들보다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번 조사에서 시간을 절약하는 데 돈을 쓴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8%에 그쳤다.
이들이 지출액은 평균 월 148달러에 머물렀다.
던 교수는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잘못된 것은 물론이고 "시간이 바로 돈이다"라는 말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원봉사활동을 꺼리는 것은 물론이고 환경보호활동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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