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 지원사업 입찰 방해 혐의만 벌금 150만원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거액의 국고보조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영화제작자 차승재(57)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가 횡령 등 주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양섭 부장판사)는 특경가법상 사기, 형법상 사기, 업무상 횡령,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 입찰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차 교수에 대해 입찰방해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차 교수는 A 법인의 최모(49) 대표와 공모해 2011∼2012년 서울 마포구에 있는 A 사단법인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고보조금 16억원 수령에 필요한 자부담금을 허위로 계좌에 납입함으로써 부당하게 보조금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차 교수는 A 법인이 공단 지원으로 운영하는 영화제작장비 사업에 입찰 업체가 없어 사업이 유찰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다른 업체가 허위로 입찰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국가보조금 지원 사업에서 다른 업체를 동원해 허위의 입찰신청서를 작성하는 등 입찰의 공정을 저해했다"면서도 "다른 경쟁업체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독입찰로 입찰이 유찰되는 경우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도 강해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보조금 부당 수령 등 다른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상황으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차 교수와 함께 기소된 A 법인 대표 최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최씨는 공단 지원 사업에 낙찰된 한 업체가 지원받은 4억8천만원 중 1억2천만원을 "법인 사업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어서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명목으로 돌려받은 부분 등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차 교수는 영화 '타짜', '비열한 거리', '말죽거리 잔혹사', '살인의 추억' 등 여러 흥행작의 제작에 참여했으며 2007∼2012년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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