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 1위 켈리도 '한국형 용병' 니퍼트도 '난타'
피어밴드·레일리·맨쉽·브리검은 '성공적 방어'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잘 나가는 SK 와이번스 에이스 메릴 켈리(29)는 KIA 타이거즈만 만나면 기를 못 편다.
25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KIA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한 켈리는 5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얻어맞고 7실점(6자책점) 했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KIA의 11-10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켈리는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만, 지금과 같은 스타일대로 계속 KIA 타선을 상대했다간 버티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은 건 큰 소득이었다.
다승 3위(12승 4패), 탈삼진 1위(126개)를 달리며 KBO리그 3년 차에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켈리는 직전 KIA전 등판이던 지난 4일에도 2이닝 동안 9점이나 주고 뭇매를 맞은 데 이어 두 번 연속 난타당했다.
올해 KIA전 4경기에 등판해 올린 성적은 1승 1패. KIA전 평균자책점은 시즌 성적(3.84)보다 훨씬 나쁜 9.00으로 치솟았다.
KIA에 두 번이나 쓴맛을 본 바람에 켈리는 헥터 노에시(14승)와 양현종(13승) 두 KIA 투수가 벌이는 다승 경쟁에서 한 발 뒤처져 있다.
팀 타율 0.309의 지뢰밭 KIA 타선은 켈리뿐만 아니라 경쟁 구단이 비싼 돈을 주고 뽑아온 다른 외국인 투수들에게 큰 굴욕을 선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한국형 용병'으로 통하는 두산 베어스의 1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36)도 지난달 21일 3이닝 동안 안타 11개를 맞고 9실점 하는 등 올해 KIA와의 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7.88로 좋지 않다.
작년에 KIA를 상대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93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듀오 앤서니 레나도와 재크 페트릭은 귀신에 홀린 듯 KIA에 점수를 무더기로 퍼줬다.
레나도는 6월 27일 광주에서 5⅓이닝 동안 9점(8자책점)을, 페트릭은 이틀 후 2이닝 동안 14점을 헌납했다. 삼성과의 3연전은 KIA의 역사적인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시발점이었다.
정신없이 맞다 보니 KIA전 상대 성적이 좋을 수 없다. 페트릭은 2패, 평균자책점 16.20, 레나도의 평균자책점도 13.50에 달한다.
KIA에 5이닝 동안 6점, 5⅔이닝 동안 7점 등 두 번이나 대량실점한 LG 트윈스의 헨리 소사(KIA전 1승 3패, 평균자책점 6.46), KIA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52에 그친 넥센 히어로즈의 앤디 밴헤켄도 희생양이다.
kt wiz의 돈 로치도 지난 8일 2⅓이닝 동안 11실점(10자책점)한 바람에 KIA전 평균자책점이 10.61로 훌쩍 뛰었다.
이에 반해 NC 다이노스의 제프 맨쉽은 KIA를 상대로 2경기에서 10⅔이닝 동안 3점(2자책점)만 줘 평균자책점 1.69로 잘 봉쇄했다.
KIA전 2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2.57을 올린 '가성비' 으뜸 이방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넥센) 역시 다른 외국인 투수들의 부러움을 산다.
롯데 자이언츠의 브룩스 레일리는 지난 23일 한창 뜨겁던 KIA 방망이에 얼음장 같은 찬물을 끼얹고 9이닝 동안 1점만 주는 빼어난 투구로 개인 통산 세 번째 완투승을 올렸다. 올해 KIA전 평균자책점은 1.80으로 우수하다.
'포크볼러' 라이언 피어밴드는 KIA 타선이 폭발하기 전인 지난 5월 10일 경기에서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을 따냈다.
그러나 6월 3일 이래 두 달 넘게 승리를 못 챙긴 피어밴드와 '완전체 타선'으로 진화한 KIA가 다시 만난다면 그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