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만 더운건 아닌데"…실제보다 기온 높게 측정된 관측소 탓

"광주만 더운건 아닌데"…실제보다 기온 높게 측정된 관측소 탓

폭염특보 발효된 한반도 서부권 중 광주만 유독 '폭염경보'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한반도 서쪽 지역 대부분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다. 특보 지역 중 광주만 유독 경보가 발효돼 이유가 주목된다.




광주지방기상청은 26일 오전 11시를 기해 광주지역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했다.

오호츠크해 기압의 영향으로 비교적 차가운 기압의 영향을 받아 동쪽 지역은 폭염 특보가 발효되지 않았지만, 푄현상으로 태백산맥을 넘어온 고온건조한 바람의 영향을 받은 서부권은 대부분 불볕더위 주의보가 발효됐다.

조건을 같지만 다른 대도시와 달리 광주에만 유독 한 단계 높은 폭염경보가 발효된 것은 기상관측소의 위치 탓으로 분석된다.

폭염경보 격상이 하루 앞서 예고된 지난 24일 광주 서구 풍암 관측소에서 측정된 낮 최고기온은 35.1도로 폭염경보 발효기준인 35도를 턱걸이 수준을 초과했다.

반면 보성 벌교는 34.8도를 기록해, 광주와 0.3도 차이로 폭염 경보 격상을 피했다.

광주지방기상청이 광주 도심에서 운영 중인 6곳의 기상관측소(AWS) 가운데 풍암동 관측소는 매해 여름철 최고기온 1위를 도맡았다.

관측소 주변 콘크리트 철골 구조의 건물 탓이라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관측소 위치를 녹지공간인 생활체육공원으로 옮겼지만, 다른 관측소보다 여전히 1∼2도 내외로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광주 서구 풍암동이 분지 형태이고, 녹지와 하천의 구조상 대기의 흐름도 빠르지 않아 실제로 온도가 높게 측정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광주만 유독 폭염경보가 발효됐지만, 폭염주의보 발효 지역과 비교하면 불과 0.3도가량의 미세한 차이로 경보발효기준을 초과한 것이다"며 "풍암 관측소에서 기온이 높게 측정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광주가 전국의 대도시 중 유독 기온이 높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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