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것보다 몇 배 큰 무역협정…EU는 보호주의자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우리 행정부는 영국과 중대한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2019년 3월로 예상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완료 직후에 이와 같은 미·영 무역협정이 발효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몇 배나 훨씬, 훨씬 더 큰 무역협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 행정부 관료, 미 의회 의원들과 만나 공식으로 무역 대화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WSJ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미·영 FTA는 농업, 항공, 금융서비스 등 넓은 영역의 다양한 이슈를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EU와의 현행 협정에서 커버하지 않는 것들을 영국과의 협상에서는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인터뷰에서 "EU 국민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그들은 너무나 보호주의자들"이라며 EU에 날을 세웠다.
미·영 FTA 추진은 양국 모두에 정치적인 함의가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의 협정이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고, EU 잔류 반대론자인 폭스 장관은 미국과의 FTA가 EU 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보다 영국을 우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전략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투표를 앞두고 "브렉시트는 영국을 (미국의) 무역 논의의 맨 뒷줄로 보내게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 무역협정보다는 양자 무역협정을 선호하고, '미국의 이익'으로 간주되는 특정 조건 하에서의 무역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와 달리 미·영 FTA가 2019년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직후 수출의 44%를 차지하는 EU와의 무역에서 발생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도기간'을 갖는 것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는 이 기간에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더 남아있는 방안이 포함된다.
이 경우 영국과 미국의 개별 무역협정은 빨라도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한,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놓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염소 소독 닭고기나 유전자변형(GMO) 농작물을 포함한 농산품 개방을, 영국은 금융서비스산업 개방을 각각 상대방에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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