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교 "영해 진입 없었다"…중 매체 "이중잣대" 반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중국 첨단 정보수집함의 호주 해상 출현을 둘러싸고 호주 내 격앙된 분위기가 중국 측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이 진행 중인 호주 북동부 해상에 중국 정보수집함이 모습을 드러낸 것과 관련, 25일 중국 선박은 공해를 다닐 권리가 있다며 도발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고 호주언론이 26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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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숍 장관은 "호주 선박이 공해를 다닐 권리가 있듯이 중국도 마찬가지"라며 " 호주의 해군 훈련에 영향을 주거나 그 선박이 호주 영해에 진입한다면 사정은 달라지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비숍 장관의 언급은 최근 호주 내 반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호주 국방부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호주와 미국 간 군사훈련이 펼쳐지고 있는 퀸즐랜드 주 인근 산호해(Coral Sea)에서 중국의 815형(Type 815) 둥댜오급(Dongdiao-class) 정보수집함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호주 언론은 호주 앞바다에서 이뤄진 중국 측의 그러한 공개적인 행보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비우호적이며 도발적"이라는 국방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반응을 전했다.
반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논평을 통해 호주 측이 이중잣대를 적용한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선포하며 남중국해를 항해할 때는 박수를 치며 반기던 국가들이 중국이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가 보장된 해역을 항해하자 예상치 못한 행동이라며 비판한다"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호주 해상에 정보수집함을 배치한 것은 미래에 전개될 작전들의 시작일뿐이라며 향후 호주를 포함한 서방 쪽 해상에 전함 배치를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보수집함이 출현한 지역은 호주 영해 밖이지만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으로 이런 행위가 국제법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호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과 같은 중국측의 공개적인 행보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해양 대국의 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호주 북동부 지역에서는 현재 3만3천 명 이상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호주와 미국 간 '탤리스먼 세이버'(Talisman Sabre)' 합동군사훈련이 진행 중이며 이달 말 끝난다. 올해 훈련에는 뉴질랜드와 일본, 캐나다도 참여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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