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9천136억원, 2010년후 처음으로 1조원 밑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미국 시장의 판매 부진이 겹쳐 '빅2' 시장에서 고전해 온 현대자동차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하락했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2017년 2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영업이익이 1조3천4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으로 평가된다.
매출은 24조3천8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9천136억원으로 무려 48.2% 감소했다.
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5.5%로 작년 같은 기간(7.1%)보다 1.6%포인트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2분기만 놓고 비교하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와 인센티브 증가, 세타엔진 리콜 등 품질 관련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특히 중국 사드 사태의 영향으로 판매가 급락해 순이익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3월 이후 시작돼 4∼6월에는 판매량이 60%나 줄었으며, 그 여파가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미국 시장에서도 4~6월 3달 연속 판매량이 감소해 양대 해외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1분기 실적을 포함한 현대차의 상반기 매출은 47조6천740억원, 영업이익은 2조5천952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3천1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 늘어났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4%, 34.3% 하락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219만7천689대로 전년 동기보다 8.2%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34만4천130대, 해외시장에서는 중국 시장 판매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185만3천559대가 팔렸다.
다만 중국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87만6천52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상반기 실적에 대해 "국내 시장의 그랜저 판매 호조 지속, 신흥시장의 크레타 성공적 출시 등에 힘입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국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 판매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다만 미국 등 수요가 둔화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인센티브 상승 및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대와 잠재시장 개척 등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그랜저, 쏘나타 뉴라이즈, 소형 SUV 코나 등의 신차 효과를 이어가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G70 등 신차 출시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 6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코나는 유럽과 미국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중국에서는 하반기 예정된 다수의 중국시장 전용 신차들과 SUV 'ix25' 상품성 개선모델 등을 출시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다.
현대차 최병철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하반기에도 미국 수요 둔화 및 중국 사드 이슈 등 부정적인 대외변수들로 인해 쉽지 않은 영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양한 신차와 SUV 공급 확대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향상하고 지역별 자동차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당 1천원 현금배당을 결정하며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