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성폭력 예방·상담 총괄하는 안전생활부장 맡아
(여주=연합뉴스) 이영주 류수현 기자 = 여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경기 여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 2명 중 한 명이 학생 인권보호 담당 부장교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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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도교육청과 여주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성추행 가해교사로 지목된 교사들 가운데 김모(52)씨는 지난해 3월 이 학교 체육 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학교폭력 및 안전사고 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안전생활부에 소속돼 학생들을 지도해왔고 올해 3월부터는 관련 업무를 기획하고 총괄 운영하는 '부장' 직책을 달았다.
안전생활부장은 학생들에 대한 성폭력 고충 상담이나 예방 교육도 담당한다.
학기 중 최소 한 번은 외부 강사를 학교로 초빙하거나, 직접 자료를 준비해 학생과 교원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한다.
학교폭력 문제에 대처하는 학교폭력전담기구에 소속된 김 교사는 교육지원청에서 진행하는 학교폭력 예방 의무 교육도 이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현장 최일선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안전생활부장이 여학생 제자 30여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학교는 올해 안전생활부장 자리가 담당 교사의 전출로 비워지자 학교 인사자문위원회를 열어 김씨를 부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여주경찰서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를 적용, 김씨와 또 다른 교사 한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의 전수조사 결과 이들 교사로부터 피해를 봤다는 학생은 모두 7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은 수사당국으로부터 수사결과 통보를 받은 뒤 본격적인 감사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심리상담, 치유 프로그램 등 학생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활동 중 벌어질 수 있는 성범죄 사례집을 만들어 현장에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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