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잠긴' 국내 최장 해저터널 나흘째 통제…운영사 '무책임'

입력 2017-07-26 14:35   수정 2017-07-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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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잠긴' 국내 최장 해저터널 나흘째 통제…운영사 '무책임'

최첨단 방재설비 뽐낸 인천 북항 터널 복구 지연…사고원인 등 파악 못 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국내 최장 해저터널로 알려진 인천 북항 터널이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돼 차량 통행이 나흘째 통제된 상황인데도 도로 운영사 측은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

운영사 측은 터널 내 대형 배수펌프가 왜 가동되지 않았는지 등 사고원인을 전혀 파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복구 완료 시점조차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 운영사인 인천김포고속도로㈜ 관계자는 26일 "최근 폭우로 빗물이 유입돼 침수된 북항 터널의 복구작업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끝내 27일 자정 전에 통행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배수 작업이 계속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인천김포고속도로㈜ 상황실은 현장 복구팀과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복구 진행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침수 피해 상황을 접수하는 인천시 재난안전본부도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천시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민자 도로인 인천김포고속도로 운영사 측이 복구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북항 터널은 인천에 기습 폭우가 내린 23일 이후 이날까지 4일째 차량 통행이 통제된 상태다.

전체 5.5㎞ 길이의 이 터널 가운데 지점 400m 구간에 1m 높이의 빗물이 찼다.

도로 운영사의 자체 조사결과 터널 도로 밑 지하에 매설된 9천t급 배수펌프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김포고속도로㈜ 측은 개통 당시 이 대형 배수펌프를 자랑하며 최첨단 방재설비로 재난·재해 대응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홍보까지 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는 인접 북항 바다로 직접 배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는 내용의 자료도 올라와 있다.






그러나 개통 후 반년도 되지 않아 100mm가량의 비에 속수무책으로 침수됐다.

23일 터널 입구로 빗물이 유입될 때 터널 내부에는 상당수 차량이 통행 중이었다.

당일 100mm보다 훨씬 많은 양의 집중호우가 장시간 내렸다면 차량 운전자들이 빗물에 고립돼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북항 바다 밑을 관통하도록 설계된 이 터널은 양쪽 입구가 육지에 놓여 있고 가운데 지점은 바닷속 59m까지 내려가는 그릇형 구조다. 터널이 길어 한가운데에서 차량이 침수되면 밖으로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차량 통제가 장기화하면서 인천항을 이용하는 대형 화물차량 운전기사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인천항 2·3·4부두가 밀집한 중구 항동에서 일직선으로 서구 청라국제도시 인근 남청라IC까지 이어지던 이 터널이 막히면서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시내 도로인 중봉대로나 경인고속도로로 우회하고 있다.

7∼10분가량 걸리던 이 터널을 두고 30∼40분 걸려 돌아가는 실정이다.







올해 3월 이 고속도로 개통 초기에도 북항 터널에서 분진이 계속 발생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과 항의가 빗발쳤다.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 북항 터널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환경부 대기환경 미세먼지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는 북항 터널 내 시멘트의 '박리현상(암석이 얇은 껍질처럼 벗겨지는 현상)' 때문으로 결론 내렸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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