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이명재(57·사법연수원 18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이 사의를 표했다. 연수원 동기인 문무일(56) 검찰총장의 취임과 함께 그간의 관행대로 검찰을 떠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획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글을 올리고 "이제 28년 5개월간 몸담았던 검찰 조직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공직에서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국민의 편에서 일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연수원 부원장 근무 중 부탄 출장을 가 행복의 비결을 물었던 일을 회상하며 "검사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남과 비교하며 매사를 일정한 수치로 평가하려는 생각 때문에 자기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고 조직 전체를 긴장하게 하는 폐해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가족님들께서도 지금 하는 일이 국민의 삶과 질에 영향을 미치는 소중하고 보람된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 것"이라며 '신독'(愼獨·홀로 있을 때도 언행을 조심함)의 마음을 가져야 현재의 검찰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 기획부장은 고등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을 때 당시 맡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직에서 사직할 생각도 있었으나 법원 기관인 연수원에서 옷을 벗을 수는 없었다고 허심탄회하게 밝히기도 했다.
또 "목에 너무 힘을 주지 말라/목소리가 너무 무거우면/더 고독하게 된다…"는 용혜원 시인의 '허세'를 인용하며 사직 인사를 마쳤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오후 법무부 검찰 인사위원회에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의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하는 만큼 문 총장의 연수원 동기 등 일부 간부가 추가로 사의를 밝힐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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