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현장조사 이어 28일 학폭위 개최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여수의 한 초등학교가 왕따 문제를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뒤늦게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기로 하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여수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여수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반에서 학기 초부터 한 학생이 몇몇 학생을 집단으로 따돌림을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은 이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무리를 지어 특정 학생을 혼자 있도록 하고 놀리는가 하면, 화장실을 못 가도록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다른 아이에게 '얼굴이 까매서 더럽다'고 놀리고 앞에서 보고 있는데 아이가 들을 수 있도록 귓속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의 학부모도 다른 학생이 모래를 던지는 등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한 피해 학부모는 "5월부터 담임교사를 찾아가 문제를 제기했으나 해당 교사는 '학교 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가해 학생의 부모도 '아이가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는다고 호소를 해서 아이가 학교에서 그런 줄 전혀 몰랐다'며 사과를 했는데 정작 담임교사는 이 문제를 방치해 문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담임교사는 책상을 엎은 학생을 훈육한다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책상을 엎었다"며 "교사로서 학교 폭력을 은폐하고 비인권적 교육 행태를 보인데 대해 학교와 교사는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담임교사는 "아이들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5월에 알았고 학교 폭력 담당 선생님께 알아보니 한 달 이상 지속하지 않아 학교 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책상을 엎은 것은 아이가 지속해서 문제 행동을 보여 지도 차원에서 했지만, 스스로 잘못됐다고 생각돼 아이와 부모님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문제가 제기되자 28일 학교폭력위원회를 여는 한편, 담임교사에 대해 경고 조치하고 2학기부터는 담임을 교체할 계획이다.
여수교육지원청도 25일 학교에서 현장조사를 벌여 왕따 문제가 학교 폭력이라고 보고 절차상 문제가 드러나면 행정적인 조치를 할 계획이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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