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폭탄 떠넘기기…"서양 탄소배출로 아시아 재앙 속출"

입력 2017-07-26 16:18   수정 2017-07-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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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폭탄 떠넘기기…"서양 탄소배출로 아시아 재앙 속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서구에서 뿜어낸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의 혹독한 대가를 아시아·태평양의 개발도상국이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는 25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함께 기후변화 예측 보고서를 공표한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의 키라 빈케 연구원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전했다.

빈케 연구원은 "방글라데시와 같은 최빈국은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서구에서 사용되는 값싼 물건을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구에서는 이로 인한 혜택을 누리면서 엄청난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이는 방글라데시와 같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 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한 국가들이 기술 이전 등을 통해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빈케 연구원은 아시아가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에는 대규모 삼각주나 10억여 명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히말라야가 있는 등 지리적 원인이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방글라데시 등에는 위험한 지역에 사는 빈곤 인구가 많아 재앙적인 홍수를 몰고 오는 열대 폭풍우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그 원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빈케 연구원은 방글라데시에서 연구활동을 할 때 폭풍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봐 이주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경험을 소개하며, 그들은 모두 대도시의 슬럼가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에게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고, 사람들은 "비가 더는 주기적으로 오지 않고, 오랜 기간 건기가 이어진 뒤 비가 아주 강하게 온다"며 이에 동의했다.




빈케 연구원은 "그들 대다수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기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ADB와 PIK는 지난 14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중국 서북부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및 타지키스탄의 여름 온도가 오는 2100년까지 8℃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러 곳의 강수량도 절반이나 증가해 홍수가 빈발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향후 수십 년간 홍수로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추정되는 20개 도시 가운데 아·태 지역이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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