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형 대통령제가 현실적 대안"…김원기·김형오 개헌 토론

입력 2017-07-26 17:45  

"분권형 대통령제가 현실적 대안"…김원기·김형오 개헌 토론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내년 2월까지 개헌안 국회 통과"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국회 헌법개정특위 자문위원장이자 대표적 개헌론자로 꼽히는 두 원로 정치인이 권력구조 개편론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17대 국회)과 김형오 전 국회의장(18대 국회)은 26일 국회방송에 출연, 이 문제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공개했다.

김원기 전 의장은 "우리 개헌의 역사는 국민이 오해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역사"라며 "지금까지 9번의 개헌이 있었지만 전부 다 권력자가 자기의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서나 권력을 확대하기 위해 국민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했던 개헌"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일하게 87년 체제는 정당 간 협상을 통해 개헌이 이뤄졌지만,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게 아니었다"면서 "촛불 시위 이후 정권이 바뀌고 이번에 처음으로 개헌이 전폭적 동의를 얻는 그런 분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김 전 의장은 또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제왕적 대통령제'를 처음 언급했던 일화를 거론하며 "김 전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고 있을 때 최고위원으로서 '대한민국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고는 어떤 개혁도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했는데 반향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국회도 국회의원도 국민까지도 '정치의 가치는 대통령 권력'이라는 고정 관념이 DNA 비슷하게 굳어져 있다"고도 했다.

대안 권력구조에 대해선 "대부분 나라가 의원내각제를 하지만, 지금 의원내각제를 주장해서는 국민투표에서 개헌이 가결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내치는 국회가 뽑는 총리가 책임지고 나가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다"며 "현행 헌법대로 계속했기 때문에 여섯 명의 대통령이 모두 종말이 불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제는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면서 "단순한 분산만이 아니라 그 권력을 행사하는 주체들의 무한한 책임감이 강조되는 그런 개헌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국회가 대통령보다도 신뢰성이 더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는 방법은 국회로 주거나, 아니면 행정부 내부의 권력을 다시 쪼개는 방법 둘 중의 하나"라며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검찰이라든지 경찰, 국정원이 대통령의 예속물처럼 돼 버린 나라는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와 관련해선 "국회에도 일정한 권한이 가야 하지만, 이제까지 국회는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개헌을 통해 국회의원의 책임성을 특별히 명기하고 강조하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무슨 년 수만 가지고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하면, 이것은 8년 단임제와 같은 이야기"라며 "대통령의 권한을 어떤 식으로 배분할지 내용을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토론에 함께 참석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앞으로 개헌 일정과 관련,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개헌안에 합의해서 국회를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국민투표는 비용을 감안하면 내년 지방 선거 때 같이 하는 게 효율이 높기 때문에 내년 2월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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