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짜리 세계 최장 방조제·간척지 면적만 여의도 140배
매립지 활용 방안 놓고 정권마다 '오락가락' 허송세월
새 정부 국정과제 채택에 이은 남북도로 착공 계기로 다시 주목
[※ 편집자 주 = 새만금(새萬金) 남북도로 기공식을 계기로 새만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만금사업은 1991년 방조제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뜬 이후 지금까지 27년째 진행 중입니다. 사업은 1단계 방조제 건설(세계 최장 33㎞)과 2단계 방조제 내부 토지개발로 구분되는데 역대 정부에서 제기된 환경문제와 토지이용 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추진이 애초 계획보다 많이 지연된 상태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된 남북도로 건설 기공식을 계기로 새만금 개발의 굴곡진 역사와 새 정부에서의 새만금 내부개발 계획과 전망 등을 짚어보는 기사 2꼭지를 송고합니다.]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군산 비응항에서 차를 타고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고군산열도를 만날 수 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고군산열도 섬에 가려면 선박을 이용해야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승용차를 타고 직접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신시도∼무녀도∼선유도로 이어지는 연륙교 건설 덕분이다.
우선은 신시도∼무녀도 구간만 개통되었지만, 무녀도∼선유도 구간이 완전히 개통되는 올해 말쯤에는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계절과 관계없이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조제 시작점(비응항)에서 차를 몰고 끝점(부안 새만금전시관)까지 도달하는 데만도 30∼40여 분 가량 소요될 정도로 세계 최장(33㎞) 새만금 방조제의 위용은 대단하다.
하지만 여의도 면적의 140배(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새만금지구 사업의 시작은 창대했지만, 그 과정은 곡절과 역경의 반복이었다.
이 사업은 부안∼군산을 연결하는 새만금 방조제를 축조해 토지(291㎢)와 담수호(118㎢)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1991년 11월 첫 삽을 떴다.
착착 진행되던 방조제 건설사업은 물막이 공사에 반발한 환경단체 소송 등에 밀려 수차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표류했다.
이후에는 역대 정부마다 예산난을 이유로 국비지원에 난색을 보여 사업추진에 애를 먹었다.
2조9천억원이 투입된 새만금 방조제의 완공까지 무려 2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야 했던 사안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방조제 내부를 매립하는 2단계 사업(2011∼2020년)의 완료 시기까지 불과 3년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내부개발 비율은 10% 미만에 머무는 것도 문제다.
새만금 내부 매립 토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도 역대 정권마다 오랜 기간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매립으로 드러날 토지(291㎢) 중 72%를 농지로 나머지 28%를 비농지로 개발하는 '새만금 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이 발표됐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농지 30%, 비농지 70%로 확 바뀌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후 새만금 내부개발을 총괄하는 새만금개발청이 2013년 9월 개청하면서 그나마 체계적인 개발단계로 들어섰지만, 여전한 예산난 때문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전북도가 염원한 새만금 남북도로건설 사업이 26일 문재인 정부의 지원으로 착공된 가운데 동북아 물류 허브를 지향하는 새만금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이 27년째 터덕거리면서 전북지역 발전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남북도로 공사가 첫 삽을 뜬 만큼 지금부터라도 집중적인 재원 투자와 속도감 있는 개발이 이뤄져 새만금을 동북아 물류 허브로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lc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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