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이어 서울청장·경찰대학장까지 '박근혜 정부 인물' 3명 유임
영남 출신 2명 모두 PK…'TK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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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26일 발표된 경찰 치안정감 내정 인사를 살펴보면 정부가 치안 책임자 인선에 '안정'을 중요시했음이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는 데 이어 역시 '박근혜 정부 인물'인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과 서범수 경찰대학장까지 유임됐다는 점이 그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철성 청장 유임 배경에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큰 문제 없이 관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당시 집회관리 책임자였던 김 서울청장에게도 그런 평가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물들이긴 하나 새 정부의 치안 기조를 구현하는 데 무리가 없고, 14만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인 경찰을 급격히 흔들기보다는 당분간 안정체제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김 서울청장이 충청 출신이어서 지역안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점도 유임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경찰 고위직 인사는 출신지역과 경찰 입직경로 등 여러 요건을 따져 고르게 안배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인사에서 서범수 경찰대학장의 유임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이었던 서병수 부산시장 친동생이고, 박근혜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다는 점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체 1순위로 거론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서 학장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부산 혜광고 동문이라는 점에서 새 정부 들어서도 학연 혜택을 본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는다.
반면 서 학장이 고시 출신이어서 입직경로 안배에 유리하고, 인맥 문제와 별도로 업무능력을 인정받는 점 등이 유임을 좌우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고시 특채 몫을 채울 후보가 마땅치 않았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TK(대구·경북)의 몰락이다.
이날 치안정감 6명 중 4명이 교체되면서 출신지역별 치안정감 구성은 영남 2명(부산지방경찰청장·경찰대학장), 서울 등 기타 지역 2명(경찰청 차장·인천청장), 호남 1명(경기남부청장), 충청 1명(서울청장)으로 짜였다.
새 치안정감 진용에서 영남 출신으로 분류되는 2명은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으로, TK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TK 출신이 줄곧 치안정감에 포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차이점이다.
경찰대 출신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번에 포진한 치안정감들은 입직경로로는 경찰대 3명(서울·인천·경기남부청장), 간부후보 2명(경찰청 차장·부산청장), 고시 특채 1명(경찰대학장)으로 구성됐다.
경찰대 출신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고, 과거에는 최고참 기수여서 승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관측됐던 1기(인천청장)가 승진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향후 치안감 승진 인사에서도 주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번에 구성된 치안정감 6명은 모두 내년 6월 말 임기를 마치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이을 잠재적 후보군이다. 이들 가운데 누가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지를 두고 경찰 안팎에서 벌써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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