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경쟁 시작한 인터넷은행, 계속 '은산분리'로 묶나

입력 2017-07-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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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경쟁 시작한 인터넷은행, 계속 '은산분리'로 묶나

(서울=연합뉴스) 케이뱅크에 이어 2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7일 공식 출범해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한다. IT(정보기술)기업인 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과 손잡고 설립한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국내 인터넷은행도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최대 장점은 고객이 모바일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과 연계해 이용한다는 점이다. 간편 해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시중은행의 10% 수준으로 저렴한 점도 큰 매력이다. 신용도가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고신용 대출의 한도는 1억 원을 넘어 시중은행은 물론 경쟁사 케이뱅크의 한도도 능가해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카카오뱅크는 보증보험을 활용해 8등급의 저신용자한테도 한 자릿수 금리로 대출해준다.



금융업계는 출범 후 선풍을 일으켰던 케이뱅크보다 카카오뱅크의 오픈에 더 긴장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국민 앱' 카카오톡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있어 케이뱅크보다 확산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출범 100일인 지난 11일 가입 고객이 40만 명을 넘어서고 누적 예금과 대출 모두 6천억 원을 돌파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출범 당시 올해 목표로 예금 5천억 원, 대출 4천억 원을 잡았지만 석 달여 만에 이를 넘어선 것이다. 100% 비대면에 24시간 모바일로 모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30~40대 고객들한테 큰 인기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케이뱅크의 선전에 당황한 시중은행들은 부랴부랴 모바일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그동안 예대 마진에 의존해 손쉬운 영업을 해오던 기존 은행업계에 '메기 효과'를 톡톡히 불러온 셈이다. 이런 자극은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더 가속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은행의 순이익은 6조 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주된 이유는 시중 금리 상승 속에 가계대출로 인한 이자수익 확대에 힘입은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이들이 그간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을 한 셈이지만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



인터넷은행이 은행권에 혁신을 몰고 오지만 큰 걸림돌도 갖고 있다. 바로 은산(銀産) 분리 문제다. 현행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의결권은 이 중 4% 내서만 행사할 수 있다. 산업자본이 금융까지 지배하고 고객 자산을 마음대로 이용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는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면서 추후 은행법을 개정, 인터넷은행은 예외적으로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고, 국회에도 현재 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여권을 중심으로 은산 분리의 원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강해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자본금 2천500억 원으로 출발한 케이뱅크는 그간 폭발적 인기를 누렸지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해야만 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결국 증자를 해야 하는데 은산분리 완화가 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 답변 자료에서 "인터넷은행은 대규모 기업금융보다 소매금융을 위주로 하므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선진국들이 핀테크(IT+금융)를 통해 금융서비스 혁신에 매진하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우리 정부와 국회도 은산분리 문제를 조속히 논의해 결론을 내야 할 시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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