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능력에 선구안까지 '만점'…홈런은 단 2개
"꾸준히 힘 기를 것" 장타 욕심 숨기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올해 KBO리그 신인상을 예약한 이정후(19)는 고졸 신인답지 않은 놀라운 재능을 뽐내고 있다.
이정후는 26일까지 팀이 치른 9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7(347타수 117안타), 2홈런, 34타점, 72득점, 도루 6개를 기록 중이다.
3할을 훌쩍 넘는 타율도 놀랍지만,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아버지 못지않은 그의 '야구 센스'를 엿볼 수 있다.
이정후는 5월까지 주로 9번 타순에서 편하게 타격했다. 콘택트 능력이 워낙 뛰어나 볼을 때려서도 곧잘 안타를 만들었다.
6월 이후 이정후는 테이블세터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볼을 좀 봐서 골라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선구안을 보여주는 볼넷/삼진 비율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이정후는 5월까지 타율 0.343으로 고타율을 뽐냈다. 그렇지만 나쁜 공에도 자주 손이 나가다 보니 볼넷 12개를 얻는 동안 삼진 21개를 당했다. 삼진 숫자가 많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볼넷도 적었다.
그러나 이정후는 6월에만 볼넷 16개에 삼진 12개로 선구안을 뽐냈다. 7월에도 볼넷 10개에 삼진 8개로 '매의 눈'은 여전하다.
이처럼 생각한 대로 야구가 술술 풀리는 이정후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홈런이다.
이정후의 시즌 홈런은 2개다. 이게 모두 4월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하루에 나온 것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얼마 전에 이정후 선수한테 농담으로 '그날 두 개 친 게 다지?'라고 말한 적 있다"면서 "사실 정후한테 그거(홈런)까지 바라는 건 아니다. 경기당 볼넷이 지속해서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감독은 "보통 대학교 3~4학년쯤에 힘이 본격적으로 붙는다. 정후는 지금 나이로 따지면 대학교 1학년인 셈이다. 우리 팀에 입단하는 선수는 3년 차 되면 몸이 커지더라. 정후도 선배 따라 근력운동 열심히 하면 장타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후 역시 장 감독의 말에 동의했다.
이정후는 "잘 맞아도 펜스까지 가서 다 잡힌다. 힘이 없나 보다"라며 푸념하더니 "아직 힘이 붙지 않아서 그럴 거다. 1~2년 있으면 힘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중 억지로 장타를 늘리려고 변화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 지금 성적만으로도 리그에서 손꼽는 타자인 이정후는 "장타에 대한 생각은 계속한다. 꾸준히 힘을 기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