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라시 미키오, 서울국제만화애니축제 참가차 내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것"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파란색 아기 해달 '보노보노'는 30년 넘게 사랑받아 온 만화 캐릭터다.
1986년 일본의 한 만화잡지에서 네 컷짜리 만화로 첫선을 보인 '보노보노'는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만 1천만 부 넘게 팔렸고, 애니메이션,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보노보노'에 나오는 메시지를 엮은 에세이집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김신회 지음)가 선풍적 인기를 얻으면서 보노보노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보노보노'를 탄생시킨 작가 이가라시 미키오(63)가 26일 개막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참석차 방한했다. 대치동 세텍(SETEC)에서 라이브 드로잉 쇼를 진행하는 작가를 27일 행사장에서 만났다.
"한국에서도 보노보노가 이렇게 사랑받을지는 상상도 못 했어요. 이유요? 잘 모르겠네요. 보노보노의 여러 캐릭터가 우리 주변에 있는듯한 친근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여서 그렇지 않을까요?"
'보노보노'에는 아기 해달인 보노보노 외에도 너구리(너부리), 다람쥐(포로리)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가 등장한다. 주인공 보노보노는 느긋한 성격에 때로는 아둔하고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받는 캐릭터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는 제 내면에 있는 다양한 성격들을 넣어서 탄생시킨 것이에요. 수많은 세상 사람 중 3만 명 정도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나만의 생각을 만화로 그렸는데 30년 넘게 이어지면서 1천만 부 넘게 팔릴 정도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네요."
'보노보노'는 국내에서 2011년 26권까지 출간된 뒤 명맥이 끊겼다가 출판사 거북이북스가 판권을 구입해 최근 재출간되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은 현재 투니버스에서 '안녕! 보노보노'라는 제목으로 방영 중이다.
단순한 이야기 속에 철학을 담고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 같다는 말에 그는 "특별한 대상이나 목적을 두고 그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본인의 의지대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떤 목적을 갖고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만화를 읽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로는 41권에 나오는 보노보노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꼽으면서 "내가 점점 나이 들면서 작품도 조금씩 바뀌었는데 독자들도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그런 변화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1년째 이어진 보노보노의 연재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보노보노는 이제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어요. 제가 보노보노를 그만 그리면 보노보노가 죽는 거잖아요. 마지막까지 힘닿는 데까지 끝까지 그릴 거에요."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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