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여읜 최다빈, 부츠 맞지 않아 2주 전에야 훈련 시작
차준환, 지난 시즌부터 부츠 말썽…"테이핑으로 응급조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남녀 간판 차준환(16·휘문고)과 최다빈(17·수리고)이 나란히 부츠 때문에 경기력에 지장을 받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대주인 두 선수가 부츠로 훈련과 경기력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비상이 걸렸다.
두 선수는 2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 대회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선발전 공식 훈련을 마친 뒤 나란히 부츠 문제를 공개했다.
최다빈은 "부츠 상태가 안 좋아 이번 대회 준비를 2주가량밖에 못했다"며 "훈련이 부족해 체력 문제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회를 포기할까 고민했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경우 후회가 될 것 같아 출전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시련을 겪으면서 한동안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는데, 부츠 문제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상태로 이번 대회를 치르게 됐다.
최다빈은 "선수로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잘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다빈 측 관계자는 "그동안 쓰던 부츠가 낡아 새 부츠를 주문했는데, 잘 맞지 않아 수차례 교체 과정을 거쳤다"며 "아직도 발에 맞는 부츠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차준환 역시 부츠 때문에 애로를 겪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국내대회에서 부츠가 물렁물렁해져 테이핑을 한 채로 뛰었다가 넘어졌다.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에서는 맞춤형 부츠를 구하지 못해 일반 스케이트를 신고 경기에 임했다.
그는 비시즌 기간 새 부츠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적합한 장비를 구하지 못했다.
차준환은 "시즌 중 부츠를 교체하는 건 위험하다. 테이핑 조치를 하고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에서 부츠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장비다.
약간의 불편함이라도 생길 경우 선수에게 균형 문제를 초래해 치명적인 결과를 안길 수도 있다.
부츠 문제는 '피겨퀸' 김연아도 겪었다.
김연아는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 직전 새벽까지 새 구두를 신고 중심을 잡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차준환, 최다빈은 최악의 조건에서 29일부터 평창올림픽 선발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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