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기업들이 최근 미국의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 잇따라 공장을 신설하거나 공장 이전을 검토중이라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회사인 풀링 글로벌은 작년 중반기 500만달러(약 55억5천만 원)를 투입해 미국 러스트벨트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 주 앨런타운에 하루 100만 개의 빨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컵과 그릇 생산 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첨단 방수 제품 개발업체인 베이징오리엔털유훙도 작년 앨런타운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또다른 중국 기업도 앨런타운에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풀링 글로벌 본사가 있는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의 시장이 지난달 앨런타운을 방문해 현지에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중국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앨런타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미국 천연가스 생산 거점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에 속해 있어 생산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데다 대도시인 뉴욕과 필라델피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시장의 힘과 정치적 압력에 따라 미국에 더 많은 일자리 를 창출해 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에서 상당히 많은 일자리를 중국에 빼앗긴다고 불만을 토로한 점을 감안하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러스트벨트에 공장을 설립하는게 최선이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앨런타운과 베들레헴, 이스튼 등 3개 시를 포함하는 리하이 벨리 지역에는 수십 년 간 가장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 베들레헴철강이 1990년대 파산하는 등 경기 둔화로 현지 실업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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