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군인 6천여명 투입…일부 관광객 해변으로 대피하기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남부 지중해연안의 세계적인 휴양지들을 공포에 떨게 한 대규모 산불의 불길이 통제 가능한 국면으로 잦아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쉬드웨스트 등 프랑스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급속도로 퍼진 남부 코트다쥐르 해안지방의 산불들이 점차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남부 해안지방의 봄 레 미모사 지방에서 불길이 완전히 잡힌 것은 아니지만 통제하고 있으며, 부슈뒤론 지방에서는 세 군데의 대규모 산불 역시 더는 확대되지 않고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소방대의 판단이다.
고온건조한 날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강한 지중해 연안풍 '미스트랄'이 계속 불고 있어 바람의 방향이나 강도에 따라 불길이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봄 레 미모사 지역 소방대장은 "불길을 잡아가고 있지만, 바람이 세지면 또다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7일 니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24일부터 미스트랄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니스와 칸의 중간지역으로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해 프랑스 지중해연안 지역의 여러 산림이 화염에 휩싸였다.
이 지역의 산불을 진압하는 데에는 소방대와 군인 등 6천여 명이 투입되고 이른바 '물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화재진압 전문 항공기도 19대가 가동됐지만, 산불은 26일 오후까지 계속 번지며 여의도 면적의 24배에 해당하는 70㎢(7천 헥타르)의 임야가 소실됐다.
지난 25∼26일 사이에는 1만 명에 가까운 주민과 관광객이 산불을 피해 대피했었다.
고급 리조트가 집중된 지중해연안의 생트로페 등 소도시들은 7∼8월 바캉스 시즌에 인구가 3∼4배로 늘어날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휴양지다.
휴가를 즐기던 관광객 일부는 산불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위해 해변으로 대피해 멀리서 치솟아 오르는 불기둥을 쳐다보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6일 저녁 봄 레 미모사 지역의 대피소를 찾아 소방대를 격려하며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프랑스 남부뿐 아니라 인근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등 다른 지중해연안 국가들도 고온건조한 날씨로 산림이 '거대한 불쏘시개'로 변해버리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달 대규모 산불로 64명이 숨진 포르투갈에서는 26일에도 또다시 중부 카스텔로 브랑코 지역의 세르타 등지에서 산불이 일어나 산간도로가 통제되고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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