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전해수욕장'도 선호…백두산 피서도 인기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여름철 가마솥더위를 피해 북한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는 어디일까.
평양에서 가장 대중적인 피서지로는 물놀이장과 수영장이 꼽힌다. 올해도 피서철을 맞아 이달 초부터 문을 연 평양 시내 물놀이장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조선의오늘'은 지난 11일 "평양시 안의 여러 물놀이장에서 야외 물놀이장 봉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만경대 물놀이장과 능라 물놀이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수물놀이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며 특히 더위가 절정인 삼복철에는 물놀이장을 1시간 더 연장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최고의 시설을 갖춘 워터파크인 문수물놀이장으로, 지방 주민이든, 외국인이든 평양을 찾은 방문객은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명소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시험발사 성공에 따른 포상으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평양을 방문했던 북한 군수 분야 과학자들이 문수물놀이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일각에서 '특권층을 위한 물놀이장'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일반 서민들도 문수물놀이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조선중앙TV는 문수물놀이장을 소개하며 "개별적으로도 오고, 단체별로도 오고 있는데, 특히 학생·청소년들이 교육 과정 안에 따라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하루에도 수천 명의 학생·청소년들과 손님들이 온다"고 밝혔다.
다만 외화(달러 포함)로 이용료를 지불하고 '익스프레스 티켓'을 받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북한의 상류층들과 달리 저렴한 이용료를 내는 서민들은 몇 시간씩 줄을 서야 문수물놀이장에 입장할 수 있다.
2013년 여름부터 운영을 시작한 '운하 바닷물 수영장'도 평양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피서지로 꼽힌다. '평양의 해수욕장'으로 불리는 이 수영장은 남포에서 평양까지 이어진 바닷물 수송관을 통해 서해 바닷물을 공급받는다.
한편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좀 나아지고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교통수단도 많아지면서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해수욕장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휴양지를 찾는 피서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메아리'는 지난 22일 "평양에서부터 (황해남도 과일군) 용수포 해수욕장 사이를 오가는 관광 여객열차가 7월 15일부터 매일 정상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서해 해수욕장을 찾는 평양의 피서객을 위한 이 전용열차가 8월 말까지 운행한다며 "관광 여객열차의 운행은 평양 시민들 속에서 좋은 반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전용열차를 타고 당일치기로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들도 있지만, 생활에 여유가 있는 주민들은 해수욕장 근처의 민박에 며칠씩 머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최근 입국한 한 탈북민은 "일부 돈주(신흥부유층)들은 가족과 함께 자가용 차를 타고 동해로 가서 민박집에 머물며 1주일씩 해수욕을 즐기기도 한다"며 "생활 수준이 높은 주민을 중심으로 북한의 피서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원산) 송도원 해수욕장은 평양에서 가까운 것이 장점이지만 바닷물이 깨끗하지 못하고 백사장에 쓰레기가 많아 인기가 없다"며 "돈주들은 거리가 좀 멀더라도 바닷물이 깨끗한 (함경남도) 마전 해수욕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수욕장뿐 아니라 백두산과 같은 산악지대로 피서를 가는 주민들도 눈에 띈다.
'조선의오늘'은 지난 11일 "백두산 지구 참관자들을 위한 여객기(평양∼삼지연∼평양), 버스(삼지연∼참관지)가 운행된다"며 "참관자들은 특이한 자연 풍경도 부감하고 고산 지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채로운 요리들도 봉사 받게 된다"고 전했다.
전용 여객기를 이용하는 여름철 백두산 관광 상품은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지난해 처음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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